영국, 성범죄자 재범 방지 위해 '화학적 거세' 확대 시행
영국 정부가 성범죄자의 재범 위험을 줄이고 교도소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성욕 억제 약물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샤바나 마흐무드(Shabana Mahmood) 영국 법무부 장관은 지난 22일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두 지역 20개 교도소에서 이른바 '화학적 거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마흐무드 장관은 "이러한 접근 방식을 강제하는 것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다"며 "이 방법은 권력과 통제력 행사와 같은 다른 범죄 원인을 겨냥한 심리적 개입과 함께 시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화학적 거세를 통해 재범률이 60%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마흐무드 장관은 "성범죄자 중 성적 집착보다는 권력과 통제에 치중하는 일부 경우에는 화학적 거세가 적합하지 않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미 ABC 방송에 따르면, 화학적 거세는 독일과 덴마크에서는 자발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폴란드에서는 일부 범죄자에게 의무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교도소 과밀화 해소 위한 다양한 개혁안 추진
이번 권고안은 전 법무장관 데이비드 고크가 주도한 광범위한 검토의 일환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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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크 장관은 재범률 감소 방안을 검토하는 것 외에도, 수용 능력에 거의 도달한 교도소 시스템을 정비하기 위한 개혁을 권고했다.
지난해 7월 노동당이 14년 만에 집권한 후, 마흐무드 장관이 법무부 수장으로서 가장 먼저 착수한 과제 중 하나는 수감자들의 조기 석방을 통해 교도소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는 전 정권에서 이미 추진하던 정책이었으나, 마흐무드 장관은 보수당 출신 전임자를 임명해 이를 감독하게 했다.
교도소 공간 확보를 위한 추가 방안으로는 범죄자 조기 석방, 운전 관련 처벌 수감 유연성, 가정 폭력 사건과 같은 예외적 상황을 제외한 12개월 미만 형량 폐지 등이 권고됐다. 특히 3년 이하의 형을 선고받은 외국인을 즉각 추방하는 방안도 촉구됐다.
잉글랜드와 웨일즈의 수감자 수는 지난 30여 년간 두 배로 증가해 9만 명에 달했다. 이는 전반적인 범죄율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여론 속에서 형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