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수집 노인의 '물 먹인 골판지' 논란... 생계형 부정행위인가, 사회적 문제인가
중국의 한 공원에서 폐지를 수거하는 노인이 골판지 상자를 물에 담그는 장면이 포착돼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중국 최대 소셜 미디어 웨이보(微博 )에는 한 노인이 공원의 연못에 자신이 모은 골판지 상자를 담그고 있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노인은 9~10장씩 묶인 상자를 연못에 넣어 충분히 물을 흡수시킨 다음 꺼내는 모습이다. 이는 폐지의 무게를 늘려 더 높은 가격에 팔려는 의도로 추측된다.
微博
해당 영상을 촬영한 누리꾼은 영상 속 노인이 거의 매일 공원에 나와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많은 노인들이 생계를 위해 골판지 상자나 페트병 같은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일을 하고 있다.
무게를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이처럼 일부 수거인들이 무게를 늘리기 위한 편법을 사용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얼마나 힘들면 그러겠나. 노인을 비난하지 말라", "저렇게 해봤자 큰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라는 동정 어린 시각과 "이런 걸 봐주다 보면 끝도 없다", "정직하지 못한 행동이다"라는 비판적 시각이 공존했다.
微博
중국 재활용 산업의 현실과 노인 빈곤 문제
중국의 재활용 산업은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 산업의 이면에는 노인들의 생계형 재활용 수거 활동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리우 웨이 교수는 "노인들이 재활용품 수거에 의존하는 현상은 사회 안전망의 부족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이들의 행동을 단순히 도덕적 관점에서만 판단하기보다는 사회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하이 환경보호국 관계자는 "젖은 골판지는 실제로 재활용 가치가 떨어지며, 이런 행위는 재활용 시스템의 효율성을 저하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시에 "노인들의 생계 문제와 재활용 산업의 투명성을 함께 고려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