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암 투병 중인 친구와 졸업사진 찍으러 단체로 찾아간 학생들
평소 한적하기만 했던 한 병원의 광장이 유난히 북적였다. 이날 광장을 채운 이들은 이 병원에 암으로 입원 중인 친구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찾아온 친구들이었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am730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西川省) 난충(南充)시에 사는 15살 임준걸(任俊傑) 군은 2023년 8월 결핵에 걸려 휴학한 뒤 치료를 받고 2024년 3월에 복학했다.
이어 임군은 같은 해 11월에 악성 종양을 진단받았고, 항암 치료를 받기 위해 12월에 두 번째 휴학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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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에 이어 암으로 입원한 임군에게 의사는 치료 중단을 권했다. 이에 부모님도 어렵게 동의한 뒤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임군의 아버지가 이러한 사실을 학교 측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임군의 담임 선생님은 그의 소원이 동급생들과 함께 졸업 사진을 찍는 것임을 알게 됐다.
그러나 임군은 증상이 악화돼 침대에서 내려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임군의 담임 선생님은 학교 측의 허가를 받은 뒤 주말에 동급생들과 선생님들을 모아 그가 입원한 병원에 찾아가기로 했다.
"우리 꼭 학교에서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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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올 수 없는 임군 대신 선생님과 친구들이 직접 가겠다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이러한 선생님의 제안에 교직원은 물론 60여 명의 학생들도 모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토요일 아침 학교에 들러 의자를 챙긴 임군의 친구들은 약 2km를 걸어 병원으로 향했다.
그렇게 병원 앞 광장에 도착한 친구들은 침대에 누운 상태로 밖으로 나온 임군을 대열의 중앙으로 이끌었다.
절대 이룰 수 없을 것 같던 소원을 이루게 된 임군은 사진을 찍으며 밝게 웃어 보였다.
졸업사진을 무사히 찍은 뒤 6명의 남학생은 다시 꼭 만나자는 인사를 끝으로 임군을 병실로 데려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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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음 날 학생들은 임군이 새벽 사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임군이 친구들과 함께 졸업사진을 찍은 바로 다음 날 눈을 감은 것이다.
이날 학생들을 통솔한 담임 선생님은 임군의 아버지에게 "임군이 속한 학급의 모든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석했다. 임군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임군의 아버지는 "임군의 모든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 아들이 후회 없이 떠날 수 있게 해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친구의 마지막 소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친구들의 감동적인 사연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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