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고발 이어 수사3부에 배당...사건 본격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유흥주점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사건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20일 공수처는 해당 사건을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촛불행동' 등 시민단체가 지 부장판사를 뇌물수수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지 부장판사가 고가 유흥주점에서 수차례 접대를 받았다는 제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지귀연 부장판사가 지난 4월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서 취재진의 퇴장 관련 발언하고 있다. 2025.4.21/뉴스1(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도 전날 의혹 관련 사진을 공개하며 "공수처 고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치권의 압박도 수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귀연 판사 "의혹, 사실 무근...나는 삼겹살에 소맥 즐기는 사람."
하지만 지귀연 판사는 같은 날 오전, 자신이 심리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 재판에 앞서 정면으로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재판정에서 "개인에 대한 의혹 제기로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나는 평소 삼겹살에 소맥을 즐기며 지내는 사람이다. 문제 제기된 장소엔 가본 적도, 접대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의혹이 재판의 공정성이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재판부의 진중한 태도를 유지하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용민 "수백만 원 룸살롱 접대 받았다는 제보 있어"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 뉴스1
이번 의혹은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처음 제기했다.
그는 "지 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상당의 비용이 드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다는 제보가 있다"며 "단 한 번도 본인이 돈을 낸 적이 없었다는 구체적 증언까지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 이후 시민단체의 고발이 잇따랐고, 공수처가 공식 수사에 착수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지 판사가 현재 심리 중인 사건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수사의 향방이 사법 신뢰는 물론 정치적 파장까지도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