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23일(금)

트럼프 "카타르가 주는 '5600억원 항공기' 선물 받을 것... 안 받으면 멍청이"

트럼프 정부, 카타르 왕실로부터 '하늘 궁전' 보잉 747-8 항공기 선물 받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카타르 왕실로부터 '하늘 궁전(a flying palace)'으로 불리는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로 받을 예정이다.


이 항공기는 향후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될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인사이트보잉 747-8 항공기 / GettyimagesKorea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카타르의 항공기 기증 발표는 수일 내 이뤄질 예정이다. 


해당 보잉 747-8 항공기의 가격은 약 4억 달러(약 5598억원)로 추정되며, 이는 미국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물 중 가장 고가에 속한다.


트럼프 정부는 이 항공기를 개조해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운용 중인 에어포스원은 30년 이상 사용된 747 기종으로 잦은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 보잉과 두 대의 747-8 기종을 대통령 전용기로 납품받기로 계약했으나, 인도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1대는 2024년 인도 예정이었으나 2027년으로 연기됐고, 다른 한 대도 2028년으로 늦춰졌다.


선물 항공기의 향후 활용과 윤리적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트럼프 대통령 퇴임 후 이 항공기는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에 기증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이 항공기를 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에 대해 미국 야당인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공적 업무와 사적 사업 간 이해충돌 등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SNS에 "카타르산 에어포스원을 타는 게 '아메리카 퍼스트'인가"라며 "단순한 뇌물을 넘어, 프리미엄급 외국의 영향력 행사"라고 비판했다. 


애덤 시프 상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도 SNS를 통해 "분명한 외국수익금지조항 위반"이라며 "노골적 부패"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외국으로부터의 선물은 항상 관련 법을 완전히 준수하는 가운데 수용된다"고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Bank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Bank


카타르 정부 대변인은 "에어포스원으로 사용하기 위한 항공기 이전 가능성을 놓고 카타르와 미국 국방부가 논의 중이지만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며 "해당 사안은 각 법무 부서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카타르 측은 처음에 보잉 747-8 항공기를 트럼프 도서관에 기증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에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관련 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도 퇴임 시 당시 퇴역한 대통령 전용기를 레이건 도서관으로 이전했다.


다만 이 전용기는 도서관에 전시용으로만 활용되었으며 사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았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한편,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의약품 가격 인하 관련 행정명령 서명행사를 개최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런 종류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재차 수락의사를 밝혔다. 그는 "매우 비싼 항공기를 공짜로 받길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 나는 멍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퇴임 후 선물 받은 항공기를 개인적 이유로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