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4일(수)

부모는 TV 보고 노는데... 아이가 대신 장 보고 집안일하는 요즘 중국 상황 (영상)

중국에서 급부상하는 '역육아' 트렌드, 아이들이 집안일 주도하는 현상


최근 중국에서는 '역육아'라는 새로운 육아 트렌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는 부모가 휴식을 취하는 동안 아이들이 집안일을 주도하는 현상으로, 전통적인 부모-자녀 역할이 뒤바뀐 형태다.


지난 8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의 초등학생 위안위안은 이러한 역육아의 대표적 사례다.


소년은 옷에 부착한 미니 카메라로 일상을 기록해 중국 SNS에서 약 1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는 인기 인플루언서가 됐다.


인사이트SCMP


위안위안은 일주일에 두세 번 오전 5시에 일어나 이웃집 개를 산책시키며 한 마리당 5위안(한화 약 980원)을 받고 있다.


방과 후에는 어머니에게 저녁 메뉴를 물어보고, 직접 시장에서 식재료를 구매한 후 새우찜이나 돼지갈비 등을 요리한다.


특히 위안위안은 장을 볼 때도 능숙하게 흥정까지 하는 모습으로 놀라움을 자아낸다.


인사이트抖音


저녁식사가 준비되면 위안위안은 TV를 보고 있는 엄마를 불러 함께 식사를 한다. 엄마와 아이의 역할이 완전히 뒤바뀐 듯하다.


위안위안의 엄마는 아들이 혼자서 학교와 집안일을 해낼 수 있다는 사실에 안심한다고 말했다.


평소 위안위안은 요리뿐만 아니라 엄마의 화장을 돕고, 옷을 골라주며, 엄마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응원하고 격려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고.


인사이트抖音


어린이들이 주도하는 가정 내 역할 변화와 그 영향


현지 누리꾼들은 위안위안을 최근 증가하고 있는 역육아 트렌드의 대표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4살 소년이 게으른 부모를 꾸짖는 영상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140만 개의 '좋아요'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서 소년은 오후 내내 침대에 누워있는 부모에게 "집 안의 모든 곳을 다 청소하고 바닥까지 쓸어야 했는데, 두 분은 아무것도 안 하시네요. 더 이상 못 참겠어요!"라고 항의했다.


또 다른 사례로 '니니'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어머니는 7살 딸이 항공편 예약부터 일정 계획까지 가족 여행의 모든 것을 처리한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홍콩 여행에서 부모가 비행시간을 헷갈려 가족이 밤새 공항에 갇히게 된 사건 이후 시작됐다고 한다.


니니는 "그때부터 딸아이는 여행 계획을 세우는 어른을 믿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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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의 반응은 "아동학대다"라는 의견과 "아이의 생활력을 길러주는 교육"이라는 의견으로 극명히 갈리고 있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이러한 역방향 양육 방식이 부모의 권위에 도전하면서도 아이들의 독립심 함양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한다.


중국 후베이성의 아동 사회복지사 장지안융은 "부모가 '약함'을 조금만 보여도 아이들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도록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