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만 있으면 한 발로도 딸 충분히 키워"
왼쪽 다리만 갖고 태어난 '사지 장애' 여성이 "아이를 낳을 자격이 없다"는 악플을 계기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HK01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아이치현 출신 사노 유미(佐野有美, 36)는 선천성 사지결손증으로 태어나 짧은 왼쪽 다리에 세 발가락만 붙은 채 태어났다.
이런 유미는 고교 시절 장애를 딛고 치어리딩부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어 대중에 알려졌다.
ABEMA エンタメ
그는 최근 일본 아베마TV '아베마 엔터테인먼트(ABEMA エンタメ)'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던 때를 회상했다.
유미는 친구의 소개로 남편을 만났다면서 "친구는 내가 장애인인 것을 전하지 않았고, 직접 이야기하라고 권했다"며 "상대방이 나를 보고 도망칠까 봐 매우 두려웠지만 지금의 남편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당시 남편은 인터넷에서 유미를 본 적이 있어서 그가 장애인인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서로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연애 3년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유미는 1년간 불임 치료를 받은 뒤 2020년 5월 딸을 낳았다.
"장애인이 어떻게 출산을 하냐..." 악플에 당당히 맞서
YouTube '佐野有美〜四肢欠損ママの日常〜'
그러나 그의 출산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아이는 미래에 반드시 불행할 것이다", "장애인이면 아이를 낳지 마라", "아이가 불쌍하다"는 등의 악플을 남겼다.
선을 넘는 악플에 오히려 자극을 받은 유미는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한계를 재단하지 않았던 유미는 연사, 작가, 모델, 가수 등 여러 직업을 갖게 됐고, 이는 아이가 자라는 과정을 기록하는 유튜브 채널 운영에 밑거름이 됐다.
ABEMA エンタメ
유튜브 채널 운영 이유에 대해 유미는 "장애인도 자녀를 잘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장애인들에게 행복을 추구할 용기를 주고 싶다"면서 "장애로 인해 가정을 꾸리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유미는 비록 두 팔이 없어 딸을 품에 안을 수는 없지만, 대신 목소리를 사용해 딸에게 더 많은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YouTube '佐野有美〜四肢欠損ママの日常〜'
이에 딸은 유미의 소매를 잡고 "엄마랑 손잡았다"고 표현하며 장애를 가진 엄마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모습으로 화답했다.
어릴 때부터 유미는 아버지에게 "하기 싫은 일만 있을 뿐, 못할 일은 없다"는 가르침을 받아왔고, 이는 유미가 딸을 직접 돌보는 원동력이 됐다.
그는 육아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뒤 임신 중에도 매일 아기 인형으로 육아를 연습했다. 자주 갈아야 하는 기저귀는 발이 아닌 입으로 갈아주었다.
ABEMA エンタメ
남편은 직접 요리를 하고 싶어 하는 유미를 위해 싱크대와 인덕션이 바닥에 있는 맞춤형 주방을 제작했다.
이로써 유미는 왼발로 젓가락을 잡고 고기를 굽고 계란말이를 만드는 등 자신에게 딱 맞는 주방에서 마음껏 요리를 할 수 있게 됐다.
또 유미가 잘 가지 않는 2층으로 향하는 계단까지 낮게 개조하고, 화장실에는 계단을 두어 혼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악플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씩씩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무관심한 엄마를 둔 아이보다 훨씬 행복할 것",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엄마", "좋은 사람끼리 만났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