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04일(일)

'유심' 때문에 혼란 커지자... '휴일 반납'하고 공항·대리점 출근한 SKT 직원들

300만 명 해외여행 대목 속, 공항·대리점엔 '본사 직원 총동원'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황금연휴 첫날부터 본사 전 부서 직원들이 전국 현장 지원에 자발적으로 투입되며 대응에 나섰다. 


고객 신뢰 회복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개발팀, 경영지원팀, 신입사원 등 이통망과 직접 관련이 없는 조직까지 움직이고 있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연휴 기간 300만 명 이상의 해외 여행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그리고 SK텔레콤 직영점 및 대리점에 본사 직원 수백 명이 고객 응대 인력으로 파견됐다. 고객 접점의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사 차원의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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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파견에는 통신 인프라 담당 조직 외에도 서비스 개발팀, 홍보팀, 신규 입사자 등 다양한 부서 인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SKT 사내 커뮤니티와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는 현장 지원 경험담과 대응 노하우를 공유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일일 알바의 자세로 단골 응대 보조하라"...현장 대응 노하우 공유


한 현장 지원 직원은 '현장 지원 후기와 마음가짐 팁 공유'라는 글을 통해 "대부분 매장은 수년간 같은 지역에서 근무한 매니저들이 운영하고 있다"며 "방문객은 매장 관계자와 먼저 대화하도록 두고, 본사 인력은 뒤에서 도우는 게 현장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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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직원은 "손이 많이 가는 고객 등록, 안내 등을 도우면 된다. 고객 입장에선 익숙한 얼굴과 대화하는 것이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고객은 불안해하고, 화가 나 있었다"며 현장 긴장감을 전했다.


공항 현장에 투입됐다는 또 다른 직원은 "새벽 6~8시가 가장 바쁘고, 유심 교체는 2분 안팎으로 비교적 간단했다"고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빠른 안내보다 조용하고 신속한 응대가 중요했다"고 했다.


'불신' 커진 고객 반응...내부선 자성 목소리도 번져


일선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별개로, 해킹 사고에 대한 SK텔레콤 이용자들의 신뢰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피해 여부와 상관없이 '내 정보가 털렸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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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SKT 직원은 "이번 대응의 핵심은 피해 회복이 아니라 신뢰 회복"이라며 "현장에서는 낮은 자세로 고객의 걱정을 듣고, 불안을 덜어주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오랜 충성 고객이 분노하는 모습을 보며 깊은 반성과 책임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SKT 관계자는 "현재 회사의 모든 역량을 고객 보호와 신뢰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며 "전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나서면서 책임을 다하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번 유심 해킹 사태는 단순한 정보 유출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통신사의 '정보 보안 관리 체계'에 대한 근본적 신뢰를 흔든 사건이라는 점에서, 고객 감정 회복과 제도적 보완책 마련 모두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