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수성 뒤 내줬던 자리, 1년 만에 되찾아
롯데그룹이 1년 만에 재계 순위 5위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해 포스코에 밀려 6위로 내려앉았던 롯데는 올해 자산 총액을 두 자릿수 증가시키며 순위 반등에 성공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일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롯데는 자산총액 143조3,160억원으로 재계 5위에 올랐다. 지난해 자산 129조8,290억원 대비 10.4% 증가한 수치다. 롯데는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3년간 5위를 유지해왔지만, 작년 포스코 자산 급증에 밀려 6위로 내려앉은 바 있다.
롯데월드타워 전경 / 사진=인사이트
특히 작년 롯데와 포스코 간 자산 격차가 약 3조원 수준에 불과해 순위 재역전 가능성이 제기돼 왔고, 결국 올해 현실화된 셈이다.
유동성 위기설 대응...'토지자산 재평가'로 반등 발판
롯데의 자산 증가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토지자산 재평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말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불거진 유동성 위기설 이후, 그룹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약 7조6,000억원 규모의 토지에 대해 재평가를 단행했다. 이 조치는 올 2월 기준으로만 약 9조4,665억원의 자산 증가 효과로 이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작년 하반기부터 유동성 방어와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강도 높은 내부 정비에 나섰고, 그 일환으로 자산 구조에 손을 댄 결과"라며 "이번 순위 복귀는 일회성 상승이라기보다 체질 개선 노력의 반영"이라고 평가했다.
신동빈 회장 / 롯데지주
유통 대기업 희비 엇갈려...쿠팡은 약진, 현대백화점은 하락
한편 유통업계 주요 그룹들의 재계 순위는 희비가 엇갈렸다. 신세계는 자산이 2.9% 증가한 63조8,590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순위는 지난해와 같은 11위를 유지했다. 쿠팡은 자산을 26%나 불리며 작년 27위에서 올해 25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자산총액은 22조2,700억원으로 유통 대기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자산 증가율이 0.3%에 그치면서, 지난해 24위에서 올해 26위로 밀렸다. 이랜드는 자산을 6.6% 늘리며 48위에서 46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사진 = 인사이트
중견 그룹 가운데는 글로벌세아가 70위에서 61위로 9단계 뛰어 가장 큰 폭의 순위 상승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59위에서 58위로, BGF는 77위에서 73위로 각각 순위가 소폭 상승했다.
반면 아웃도어 OEM 강자인 영원은 73위에서 92위로 19단계 급락하며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