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04일(일)

'유심 포맷' 기술 개발 나선 SKT... "유심 교체한 것과 같은 효과"

유심 무료 교체 줄잇자...소프트웨어 방식 '유심포맷' 전격 추진


최근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로 고객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SK텔레콤이 물리적 교체 없이도 유심 교체에 준하는 보안 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이른바 '유심포맷' 방식 도입에 나선다. 소프트웨어적으로 유심 정보를 변경하는 이 방식은 기존 교체의 번거로움을 줄이면서도 불법 복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SK텔레콤은 29일 입장문을 통해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네트워크인프라센터, MNO사업부, AT/DT센터 등 개발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 중이며, 5월 중순 유심포맷 적용을 목표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SK텔레콤사진=SK텔레콤


기존 유심 교체는 매장을 직접 방문해 물리적 유심을 새것으로 바꾸는 방식이었지만, 유심포맷은 기존 유심칩 내 정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초기화하고 보안 수준을 새롭게 설정하는 구조다. 다만 이 역시 매장 내 시스템 매칭 절차는 필요하다고 SK텔레콤은 덧붙였다.


유심 재고 부족에 긴 대기줄...온라인 예약만 382만건


이번 유출 사고 이후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와 교체 희망 고객이 급증하면서 전국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는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SK텔레콤에 따르면 28일 하루 동안 전국 매장에서 유심교체 예약을 신청한 인원만 382만명에 달했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 수는 29일 기준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5월 초까지 약 1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SK텔레콤은 현재 확보된 유심 재고가 약 100만개 수준으로, 전체 가입자(알뜰폰 포함 약 2500만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5월 말까지 약 500만개의 유심 추가 수급을 추진 중이다. 다만 유심 교체에는 시간당 처리 한계가 있어 현장 혼잡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SKT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 / 뉴스128일 SKT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 / 뉴스1


SK텔레콤은 이러한 고객 불편 해소를 위해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유심 재고 공급과 병행해 예약자 우선 처리 체계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유심보호서비스의 처리 용량도 확대해 관련 시스템의 과부하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로밍 제약도 해소 추진...5월 중 개선된 서비스 제공


현재 유심보호서비스는 해외 로밍 시 사용이 제한되는 한계가 있어, 해외 출국을 앞둔 고객들 사이에서 불편이 제기돼 왔다. 이에 SK텔레콤은 로밍 중에도 유심보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병행하고 있으며, 5월 중순부터 개선된 서비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 뉴스1유영상 SK텔레콤 대표 / 뉴스1


SK텔레콤은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앞둔 고객들도 불안 없이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 개선을 빠르게 완료할 것"이라며 "소프트웨어적 유심포맷 방식과 글로벌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통해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이 유심 보안 사태를 기점으로 소프트웨어 기반의 보안 패러다임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심포맷이라는 기술적 접근이 업계 전반에 새로운 대응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