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04일(일)

'주가 부진' 겪는 삼성전자, 가치 올리기 위해 임원들 성과급 '자사주' 지급 추진

LTI까지 자사주 지급 확대...장기 주주가치 제고 포석


삼성전자가 임원 성과급 지급 방식을 전면 재편하며, 자사주를 통한 장기 인센티브 강화에 나섰다. 초과이익성과급(OPI)에 이어 장기성과인센티브(LTI)까지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와 경영성과를 직결시키는 체계로 임원의 책임 경영을 유도하고,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시그널로도 해석된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내부적으로 LTI의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LTI는 만 3년 이상 재직한 임원들에게 지난 3년간의 성과에 따라 보상을 산정하고, 이를 향후 3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다. 삼성은 기존 현금 중심의 보상에서 주식 중심으로 전환해 기업가치에 대한 임원 책임을 더욱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OPI 이어 LTI도 주식화...'성과-책임' 연결 강화


삼성전자는 올해 초 OPI 일부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결정하며, 성과보상 체계의 방향 전환을 공식화한 바 있다. 


OPI는 부서 실적이 목표를 초과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일시 보상하는 구조다. 삼성전자 특유의 계량 중심 성과 평가에 맞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다.


자사주 지급 방식은 주가 하락 시 실질 보상 규모가 줄어드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이는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책임과 주가 안정성 확보에 무게를 싣겠다는 경영 기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임원 보상의 주식 전환은 단순한 보상 수단을 넘어 주가 부양에 대한 책임을 실질적으로 묻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10만전자' 여진 속 보상제 개편...내부 결속 의도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삼성전자는 이날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0.54% 내린 주당 5만 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1년 '10만전자' 기대감이 고조됐던 시기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반등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보상제도 개편이 장기 투자자와 내부 구성원들에게 '삼성전자 주가는 결국 오른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장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향후 반도체 사이클 회복 국면에서 주가 반등이 본격화될 경우, 자사주 보상을 받은 임원들의 보상 체감도는 높아지게 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지급 확대는 임직원의 책임뿐 아니라 동기부여 효과도 동시에 겨냥한 조치"라며 "단순히 성과급 체계를 바꾸는 차원을 넘어, 기업 체질 개선과 주가 방어 전략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