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정자 경주' 개최, 남성 불임 문제 조명
세계 최초 '정자 경주 대회(Sperm Race)'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팔라듐에서 개최됐다.
지난 25일 열린 이 독특한 행사는 에릭 주(Eric Zhu)가 설립한 스타트업 '스펌 레이싱(Sperm Racing)'이 주최했으며, 남성 불임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경주에 사용된 정자 샘플은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SC)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교(UCLA)에서 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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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cm 길이의 미니어처 트랙에서 현미경을 통해 세 차례의 레이스가 진행됐으며, 실험 가운을 입은 진행자가 피펫을 이용해 참가자들로부터 채취한 정액 샘플을 2㎜ 크기의 작은 트랙 위에 배치했다.
이 과정은 현미경으로 100배 확대되어 카메라로 촬영된 후, 3D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를 통해 처리되어 관객들에게 생생한 경주 장면을 보여줬다.
'지난 50년 동안 정자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연구 결과에 영감을 받아 대회를 개최했다는 에릭 주는 "아무도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반유토피아적 미래가 올까 봐 걱정됐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생식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A primeira CORRIDA DE ESPERMATOZOIDES do mundo ocorreu em 25 de abril de 2025, no Hollywood Palladium, em Los Angeles. Organizado pela startup Sperm Racing, o evento reuniu mais de 1.000 espectadores e apresentou uma disputa incomum entre amostras de esperma de dois estudantes… pic.twitter.com/fIztJblgXf
— JAMES WEBB (@jameswebb_nasa) April 26, 2025
화제를 모은 정자 경주의 우승자와 상금
이번 대회의 우승자는 USC 학생 트리스탄 밀커(Tristan Milker, 20)로, 상금 1만 달러(한화 약 1,423만 원)와 함께 정자 모양의 트로피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반면 패자 애셔 프로거(Asher Proeger, 19)에게는 정액과 비슷한 흰색 액체가 뿌려지는 이색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우승자 트리스탄 밀커(왼쪽)와 애셔 프로거 / Sperm Racing
이 행사는 약 1,000달러(한화 약 142만 원)의 입장료를 받고 진행됐으며, 전문 진행자와 대형 스크린, 레이스 해설자, 심지어 성기 분장을 한 사람들까지 동원되어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10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세계 최초 정자 경주 대회를 관람했다.
X 'jameswebb_nasa'
이번 대회는 단순한 오락 행사를 넘어 남성 생식 건강에 대한 심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했다.
전 세계적으로 남성 불임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이색 행사를 통해 생식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관련 연구와 논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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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구에 따르면 환경 오염, 생활 습관 변화,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남성의 정자 질과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40년간 서구 국가들에서 정자 수가 약 50% 감소했다고 보고한 바 있으며, 이는 미래 인류의 생식 능력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