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4일(수)

도난당한 내 차를 '중고차'로 다시 샀다... 돌아오는 길에 알아챌 수 있었던 결정적 단서

"차 잃어버리고 중고차 샀는데... 도둑맞은 차가 돌아왔다"


한 남성이 도난당한 자신의 차를 잊지 못하고 결국 이와 비슷한 중고차를 샀다. 그런데 이 중고차가 다름 아닌 도난당했던 그 차량이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지난 24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잉글랜드에 사는 이완 발렌타인(Ewan Valentine, 36)은 두 달 전 애지중지하던 자동차 '혼다 시빅(Honda Civic)'을 잃어버렸다. 


하룻밤 사이에 주차장에 세워둔 차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완은 이날 경찰과 보험사에 도난 사실을 알렸다. 이후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인터넷에서 '혼다 시빅'과 비슷한 중고차를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그러다 약 70마일(약 113km) 떨어진 곳에서 자신이 잃어버린 차와 똑 닮은 중고차를 발견했다. 번호판과 차를 식별하는 차대번호는 달랐지만 모델이 동일했다.


한걸음에 그곳으로 달려간 이완은 2만 파운드(한화 약 3,900만 원)를 주고 구입해 집으로 몰고왔다. 


그런데 왠지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중고차 안에서 그의 텐트 부품 일부, 크리스마스 트리 조각, 초코바 포장지 등 이완이 차에 방치한 쓰레기와 물건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이완의 의심은 내비게이션의 검색 기록을 확인하면서 확신이 됐다. 자신과 부모님의 집 주소가 내비게이션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도난당하기 전 촬영한 차량 사진 / BBC


이에 이완은 "솔직히 말해서 너무 충격을 받았다"면서 "(도난 차량을 돈 주고 찾아오는) 바보 같은 짓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잠시 승리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확인을 위해 중고로 구입한 차량을 인근 혼다 매장에 가져갔다.


동시에 이를 경찰에 알리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도둑들이 내 차를 중고로 팔기 위해 훔쳤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이완 발렌타인 / BBC


이완은 경찰과 혼다 측 직원이 보는 앞에서 원래 갖고 있던 열쇠로 차 문을 열면서 모든 식별 정보가 다르지만 자신의 차가 맞다고 호소했다.


알고 보니 이완의 차를 훔친 도둑들이 차량의 번호판뿐만 아니라 차대번호, 주행거리까지 조작해 두어서, 식별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자신이 잃어버린 차를 돈 주고 찾아오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은 이완은 그저 중고차 업체로부터 대금을 돌려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인사이트중고차 매장에서 발견한 차량 / 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