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이 초래한 경추 기형, 희귀 사례 보고
이란 이스파한의과대학 신경외과 의료진은 최근 마약 중독으로 '경추 척추즉만증'(Cervical Kyphoscoliosis, CKS)이 생긴 20대 남자의 사례를 발표했다.
이란 이스파한의과대학 신경외과 자료
이 연구는 근육 약화나 신경계 이상이 아닌 새로운 원인에 의한 경추 기형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3세 남성을 포함한 환자 3명은 목이 심각하게 앞으로 굽어 턱이 가슴에 닿을 정도였다. 이들은 통증과 감각 이상뿐 아니라 머리떨굼증후군(Dropped Head Syndrome, DHS)까지 보였다.
머리떨굼증후군은 일반적으로 신경근육질환의 일종으로, 중증 근무력증이나 파킨슨병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이번 사례에서는 약물 중독으로 인한 불균형한 자세가 원인이었다. 23세 남성 A씨는 사회경제적 취약 환경에서 자라며 우울증을 겪었고, 헤로인과 아편, 암페타민 등 마약을 남용했다. 특히 암페타민 복용 시 고개를 숙인 자세를 오래 유지해 목뼈가 변형되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신체검사 결과 목뼈 변형 외에는 다른 뇌신경 이상 요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정신과 치료와 함께 꺾인 목뼈를 바로 세우는 수술을 병행했다. 수술 후 환자는 정상 보행을 회복했고, 1년간의 추적 관찰에서도 목뼈 정렬이 만족스럽게 개선되었다.
이번 연구는 전통적 병인이 아닌 약물 남용에 의한 경추 기형 사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의료진은 이를 '약물중독 증후군'(Intoxicated Syndrome), '만취성 목 변형'(Hangover neck deformity)으로 명명했다. 그러나 약물 남용 환자의 치료는 순응도가 낮아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의학저널 '임상사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에 제출된 이 연구는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에 증례 보고서로 등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