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28일(월)

요리 배우러 베트남 왔다가 '쌀국수'에 반한 미국인 셰프, 17년째 눌러 앉았다 (+근황)

미국 셰프가 베트남 음식에 반해 인생을 바꾼 이야기


베트남 길거리에서 파는 쌀국수 하나가 미국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셰프를 영원히 눌러 앉게 만들었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베트남 매체 'znews'는 미국인 셰프 채드 쿠바노프(Chad Kubanoff)의 사연을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채드는 미국의 고급 레스토랑 주방에서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왔다. 그러던 중 1년 동안 베트남 요리를 경험하기 위해 호치민으로 향했다. 


인사이트YouTube


그는 "어릴 때부터 아시아 음식을 정말 좋아했다. 아버지가 아시아 마트에 데려가면 저는 새로운 과자나 스낵을 고르며 신이 났다. 18~19살 무렵엔 사람들에게 '나는 베트남에 먹으러 갈 거야'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회상했다.


아시아 음식에 대한 호기심으로 베트남을 찾은 채드는 예상치 못하게 호치민에 뿌리를 내리고 경력과 가정을 모두 이곳에서 일구게 된다. 바로 '쌀국수' 때문이었다.


베트남 음식의 매력에 사로잡히다


미국에서 고급 요리(파인 다이닝)을 전공한 채드는 요리를 전채-메인-디저트로 구분하고, 수프는 '사이드'로 취급하는 체계 속에서 교육받았다. 하지만 2008년, 호치민에서 만난 쌀국수는 그의 이런 요리 개념을 뒤흔들었다.


채드는 "그건 수프이면서도 완전한 한 끼였다. 굵은 면, 고기, 돼지족발, 진한 육수, 새우젓, 생채소, 바나나 꽃까지... 전부가 어우러져 있었다. 충격이었다. 학교에서 배운 걸 다 다시 생각해야 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Facebook


처음에는 1년만 머물고 중국이나 인도로 넘어가려 했지만, 그는 베트남 음식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떠날 수 없었다. 쌀국수 외에도 각종 베트남 음식들이 그의 입맛을 사로 잡았다. 베트남 음식은 서양의 기준으로 구분할 수 없는, 절충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세계였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가정을 이루다


또한 베트남에 도착한 지 이틀 만에 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여성 투투이와 사랑에 빠졌고, 2011년 결혼해 지금은 세 아이의 부모가 됐다.


채드는 결국 베트남에 정착하기로 결심하고 서양 셰프들에게 베트남 음식을 알리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주 시청자는 뜻밖에도 베트남인과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현재 그는 호치민에서 가족과 함께 살며, 여전히 베트남어를 공부하고, 아이들과 외식하고, 음식 영상을 찍고, 자신의 반미 가게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