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스캠 당한 40대 여성 공무원 "그 남자가 김수현이라고"
말레이시아의 공무원이 한국 배우 김수현을 사칭한 남성에게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을 당했다고 피해를 토로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매체 보르네오 포스트(Borneo Post)의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시부 지역에서 근무하는 40대 여성 공무원 A가 페이스북에서 만난 남성에게 로맨스 스캠을 당해 19만 링깃(한화 약 6,200만 원)의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시부 지방 경찰서장 ACP 줄키플리 수하일리(APC Zulkipli Suhaili)에 따르면, 피해 여성 A씨는 '김수현(Kim Soo Hyun)'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남성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전날(21일) 경찰에 신고했다.
배우 김수현 / Instagram 'soohyun_k216'
A씨는 4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남성을 처음 만나 대화를 이어갔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남성이 금전적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이 남성은 자신이 한국인 배우 김수현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줄키플리 서장은 "용의자는 자신이 한국에 있으며, 형이 암으로 고통받고 있어 고액의 치료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김수현을 사칭한 남성에게 호감을 느낀 A씨는 그의 말을 믿고 형이 힘든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A씨는 남성의 지시대로 4월 7일부터 16일까지 열흘 동안 25차례에 걸쳐 총 19만 링깃(한화 약 6,200만 원)을 두 개의 특정 은행 계좌로 송금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남성은 모호한 변명을 대며 추가 송금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A씨는 이 남성이 실제 김수현이 맞는지 의심을 품게 됐다.
로맨스 스캠 급증, 당국 주의 당부
현재 해당 사건은 말레이시아 형법 420조에 따라 사기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말레이시아에서는 최근 몇 년간 온라인 연애 사기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만남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줄키플리 서장은 대중에게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 특히 실제로 대면한 적이 없는 사람을 쉽게 신뢰하지 말 것을 강력히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로맨스 스캠 사기범들이 주로 감정적 유대를 형성한 후 긴급한 상황이나 위기를 조작해 금전을 요구하는 패턴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특히 외국인을 사칭하거나 해외에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아 검증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