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지, 비만도에 따른 입장료 할인 이벤트 화제
관광지에 도착하자마자 체질량지수(BMI)를 측정하는 사람들, 대체 무슨 일일까.
최근 중국의 유명 관광지가 BMI에 따라 입장료를 할인 또는 면제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광밍망(光明网)에 따르면 랴오닝성 번시시에 위치한 오녀산은 최근 관광객의 BMI에 따라 입장료를 할인하거나 면제해 주고 있다.
오녀산 측은 '체중을 티켓으로 바꾸세요, 당신이 살 빼는 동안 입장료는 우리가 낼게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이러한 이색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五女山景区供图
이번 이벤트는 BMI 수치에 따라 할인 혜택이 차등 적용되는데, BMI가 24~27.9인 '과체중' 관광객은 입장료의 절반을 할인받을 수 있으며, 28 이상 '비만' 등급에 해당하는 관광객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BMI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일반적으로 18.5~23.9가 '정상 체중'으로 분류된다.
건강 증진과 관광 활성화를 동시에 노린 전략
오녀산 관계자는 "입구에 체중계와 키 측정기를 설치해 현장에서 바로 고객의 BMI를 측정할 수 있다"며 "기본 입장료는 1인당 70위안(한화 약 1만 4,000원)이고 측정된 비만도에 따라 할인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7~15일 총 3,480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고 이 중 1,320명 정도가 할인 혜택을 받았다"며 "과체중으로 인한 할인 대상자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곳에서 키와 몸무게를 재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오녀산 정상 / 本溪网
오녀산은 정상까지 이어지는 케이블카가 없어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도보로 올라가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산기슭에 있는 방문자센터에서 산 입구까지 거리는 7.8km로, 도보 이동 시 왕복 약 3시간이 소요된다.
抖音
이러한 지형적 특성은 과체중이나 비만인 관광객들에게 자연스러운 운동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번 이벤트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이번 행사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추진하는 '체중 관리의 해'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됐으며, 오녀산 측은 오는 27일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중국은 최근 비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국가 차원의 건강 관리에 나서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성인의 과체중 비율은 34.3%, 비만 비율은 16.7%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실내 활동 증가와 운동량 감소로 비만 인구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오녀산의 이벤트는 관광 활성화와 함께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창의적인 시도로 평가받으면서 중국 내 다른 관광지들도 이와 유사한 건강 연계 프로모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