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면접에서 주목받고 있는 '커피잔 테스트'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최근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인성을 평가하는 독특한 방법의 '커피잔 테스트'가 활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텔 커머스 플랫폼 사이트마인더의 CEO 트렌트 이네스는 팟캐스트 '더 벤처스'에 출연해 자신이 실시하는 이 테스트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이네스는 면접 과정에서 지원자에게 커피를 대접한 후, 면접이 끝난 뒤 그 사람이 사용한 컵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관찰한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커피를 어떻게 마시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면접을 마친 뒤 사용한 컵을 직접 다시 탕비실로 가져가는지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컵을 제자리에 두지 않고 그냥 떠나는 지원자는 직무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채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네스는 "컵을 치우는 행동은 그 사람이 회사 문화에 얼마나 잘 어울릴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라며 "기술은 배울 수 있고, 경험은 쌓을 수 있지만,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작은 일에 신경 쓰고 사려 깊은 태도는 협업하는 팀원으로서 매우 중요한 자질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미생'
이러한 태도의 중요성은 글로벌 기업 리더들도 공감하고 있다. 아마존의 CEO 앤디 제시는 "훌륭한 태도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드문지 알면 놀랄 것"이라며 태도가 성과의 큰 차이를 만든다고 언급했다.
시스코 영국지사의 CEO 사라 워커 역시 "긍정적인 태도, 참여도, 에너지는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며 특히 경력이 짧은 지원자의 경우 이력서보다 이러한 특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채용 전문가들은 커피잔 테스트와 같은 '비형식적 관찰법'이 지원자의 실제 성향을 파악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글로벌 임원 채용기관 벤틀리 루이스의 CEO 루이스 말레는 "이런 사소한 행동이야말로 면접 질문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지원자의 성향을 드러낸다"며 회사 안내 직원을 대하는 태도 등도 유사한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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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테스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말레는 "이 테스트는 채용 과정의 보조 수단일 뿐"이라며 "누구나 긴장 속에서 실수할 수 있고, 문화적 배경에 따라 행동 양식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커피잔 테스트'를 최근 채용 시장에서 강조되는 '소프트 스킬' 평가의 한 예로 보고 있다.
한 인사전문가는 "이 테스트는 지원자의 사소한 행동을 통해 팀워크, 배려, 책임감 등 조직 문화 적합성을 간접적으로 살펴보려는 시도"라며 "이는 단순한 업무 역량 이상의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는 최신 채용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