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회의원 후보, 성희롱 발언으로 자격 박탈 위기
필리핀 중간선거에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가 선거 유세 중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심각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8일(현지 시간) 필리핀 매체 인콰이어닷넷(INQUIRER.net)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시아(Christian "Ian" Sia) 후보는 지난 3일 파시그시(Pasig)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황당한 농담을 던졌다.
그는 "파시그의 한부모 가정 여러분, 아직 생리 중인 외로운 싱글맘이 있다면,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아직 생리 중이라면, 저와 성관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시아 후보는 이후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여기 옆 테이블에서 신청하세요"라고 덧붙였다.
피릴핀 파시그시 국회의원 후보 크리스찬 시아 / Facebook 'TagaPasigSIA'
이후 문제의 발언이 담긴 영상이 현지 시민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며 거센 비판을 받자, 시아 후보는 자신이 기혼자이며 단지 청중의 지루함을 덜어주기 위한 농담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당시 청중이 웃었지만, 정적들이 웃지 않는 부분만 교묘하게 편집한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했다고 주장했다.
필리핀 선관위, 여성 비하 발언에 강경 대응 시사
그러나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농담'으로 포장된 발언이 후보 자격 박탈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검토에 들어갔다.
Facebook 'TagaPasigSIA'
필리핀 대법원은 지난 7일까지 시아 후보에게 "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행동을 금지하는 규정에 따라 제재를 받거나 후보 명단에서 제외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필리핀 선관위 결의안에 따르면, 선거 유세 기간 중 여성 비하 발언 및 성적 농담을 포함하는 '성적인 괴롭힘'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 사유다. 선관위는 이번 사건이 선거 유세 과정에서 여성 혐오적 발언을 규제하기 위한 중요한 '시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통해 발언을 인정하고 해명하는 모습 / X 'inquirerdotnet'
시아 후보는 필리핀 명문대 출신의 변호사이자 회계사로 다음 달 예정된 중간선거에서 파시그시 국회의원직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발언으로 인해 그의 정치적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이번 사건은 필리핀 정치권에서 여성에 대한 존중과 성평등 의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필리핀 여성단체들은 시아 후보의 발언을 강력히 규탄하며, 선거 과정에서 여성 비하 발언이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필리핀 선관위의 최종 결정에 따라 시아 후보의 정치적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며, 이번 사례가 향후 필리핀 선거 문화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