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실패 원인으로 또다시 손흥민-이강인 충돌 언급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또다시 한국 대표팀 지휘 시절을 언급하며 아시안컵 탈락 원인을 선수들 간의 충돌로 돌렸다.
클린스만은 독일 언론 'MS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지난해 2월 요르단과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벌어진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 사건을 재차 언급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클린스만은 "우리는 2024년 2월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전날 두 선수가 서로를 공격했다"면서 "이강인이 팀 동료인 손흥민의 손가락 관절을 탈구시키는 부상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완전히 미친 일이었다. 몇 초만에 팀 정신은 사라졌고, 우리는 대회가 끝났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의 전술적 한계가 실패의 진짜 원인
그러나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로 인해 아시안컵에서 탈락했다는 클린스만의 주장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한국 대표팀은 클린스만 부임 이후 '중원 삭제 전술'로 비판을 받았다. 전임 감독인 파울루 벤투 체제에서 중용됐던 황인범이 빌드업에 거의 관여하지 못했고, 벌어진 공수 간격을 메우느라 선수들이 쉽게 지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클린스만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크로스를 시도하는 단순한 공격 패턴과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 뉴스1
실제 아시안컵에서도 중요한 순간마다 대표팀을 구한 것은 클린스만의 전술적 능력이 아닌 손흥민이나 이강인 등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었다.
여전히 감독직에 대한 욕심 드러내
클린스만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의 경험에 대해 "흥미로웠다. 나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런 삶의 경험을 놓치고 싶지 않다. 나는 아시아 축구에 대해 많이 배웠다"면서도 "다만 결말이 너무 슬펐다. 우리는 2026년 월드컵까지 계약을 맺었고, 3년짜리 계획도 세웠으며, 팀도 정말 좋았고 잠재력이 컸다. 그래서 결말이 더욱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여전히 감독직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며 "팀을 월드컵에 진출시키고 싶은 열망은 분명히 있다. 나는 이제 많은 경험을 쌓았고,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을 것을 구분할 줄 안다"면서 "그런 모험은 나에게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내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 열린다"고 언급했다.
손흥민 / GettyimagesKorea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은 한국이 요르단에 패배해 아시안컵에서 탈락한 뒤 영국 일간지 '더 선'에 의해 처음으로 보도됐다.
당시 '더 선'이 아시안컵을 취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누가 이 사건을 언론에 제보한 것인지를 두고 클린스만을 의심하기도 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사령탑으로 평가받는 클린스만은 한국을 떠난 뒤에도 계속해서 자신의 실패 원인을 선수들 간의 갈등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