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공무원, 첫 월급 전액 산불 피해 기부
경기 성남시는 북한이탈주민 출신 공무원 A 씨가 자신의 첫 월급 전액을 강원·경북 지역의 대형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해 기부했다고 밝혔다.
성남시 제공
A 씨는 기부금과 함께 보낸 편지에서 "대한민국에 벽돌 하나 쌓은 적 없고, 나무 한 그루 심어본 적 없는 제가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고향도 다르고 아무 인연도 없는 사람들이 자신과 함께 웃고 아파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기부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이번 대형 산불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여러 명의 공무원이 귀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에 큰 슬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비록 큰돈은 아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첫 월급을 기부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의 기부금은 성남시 공무원노동조합을 통해 산불 피해 이재민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산불 진압 위해 힘쓰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 뉴스1
A 씨는 6년 전 홀로 대한민국에 정착했다. 낯선 환경과 언어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삶을 일궈온 그는 최근 성남시에 2년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현재 시청 소속으로 사회복지 분야 상담과 북한이탈주민 지원 및 고충상담 등을 맡고 있다.
성남시는 생활 기반이 부족한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고, 이들과 지역사회 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북한이탈주민 출신 공무원을 채용하고 있다.
신상진 시장은 "삶의 무게를 누구보다 깊이 견뎌낸 한 분의 의미 있는 기부에 고개가 숙여진다"며 "도움을 받던 사람이 이제는 돕는 사람으로 나아간 이 따뜻한 손길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하는 공동체의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