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7일(월)

청주서 택시기사 돈 뺏고 트렁크에 가둔 강도... 동료 기사에게 "구해줘라" 문자하고 사라졌다

택시기사 트렁크 감금 사건, 강도의 이상한 행동


충북 청주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60대 남성 A씨가 승객을 태웠다가 흉기로 위협받고 금품을 빼앗긴 뒤 트렁크에 감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택시기사 A씨는 지난달 30일 밤 9시경 청주의 한 번화가에서 남성 손님 B씨를 태웠고 인적이 드문 마을회관에 도착했을 때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했다.


B씨는 가방에서 갑자기 흉기를 꺼내들더니 강도로 돌변했다. 그는 A씨의 목에 흉기를 들이대며 "아직은 더 사셔야하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로프로 A씨의 양손을 결박한 뒤 직접 운전대를 잡고 더 외진 곳으로 이동했고, A씨의 휴대전화로 은행 앱을 켠 뒤 잔액 109만원을 확인하고는 "왜 돈이 이것밖에 없냐"며 현금과 체크카드를 빼앗았다.


인사이트JTBC '사건반장'


B씨는 A씨를 트렁크에 가두고 청 테이프로 발까지 묶은 뒤 가까운 은행으로 갔고 빼앗은 체크카드로 현금 70만원을 인출했다.


이후 30분가량 차를 몰고 이동한 B씨는 트렁크를 열고 "순순히 말 들으면 서로 다칠 일 없다"며 "아침에 아들한테 문자해서 아빠를 찾으러 오게끔 해주겠다"는 의외의 말을 했다.


새벽 1시 30분경 B씨는 A씨의 휴대전화와 블랙박스를 챙겨 달아났고 A씨는 스스로 손을 풀어 트렁크에서 탈출했다.


놀랍게도 B씨는 실제로 새벽 2시경 A씨의 지인인 동료 기사에게 "모 식당 옆 공사 현장에 이 휴대전화의 주인이 있으니 트렁크에서 무사히 좀 꺼내달라"고 문자를 보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이미 상황은 벌어졌고 강도를 자극하면 안 될 것 같아 순순히 시키는 대로 했다"며 "내가 강도에게 돈 100만 원에 당신 인생 걸지 말라고 했는데, 강도가 '사장님 죄송합니다. 저도 지금 사는 게 힘들어서 이런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트렁크에서 탈출한 A씨는 곧바로 경찰서로 향했고,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했다.


B 씨는 사건 발생 17시간 만인 31일 오후 3시경 자택에서 체포됐고, 경찰은 B씨를 강도 혐의로 수사 중이며 납치와 협박 등의 혐의 추가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정확한 범행 경위 조사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