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의 111일 결론'... 오전 11시 선고
대한민국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4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결정된다.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111일 만이다. 변론이 끝난 2월 25일 이후에도 헌재는 한 달 넘게 장고를 거듭해왔고, 이제 결론의 시간이 다가왔다.
헌재는 이날 선고를 전국에 생중계한다. 파면 결정에는 헌법재판관 8명 중 6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선고 순간은 헌재소장 권한대행인 문형배 재판관이 '주문'을 낭독하는 바로 그 시점이며, 이는 곧바로 효력을 갖는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 뉴스1
헌법에 따른 대통령 탄핵의 전제 조건은 '헌법 또는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다. 헌재가 국회의 소추 사유를 받아들이면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되며, 기각이나 각하 결정이 내려지면 곧바로 직무에 복귀한다.
최대 쟁점은 '12·3 비상계엄'... 헌재, 최초로 사법 판단 내린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단연 ‘12·3 비상계엄’이다. 헌재는 윤 대통령이 당시 계엄 선포 및 해제 과정에서 헌법과 계엄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우선 따진다. 당시 한국 사회가 헌법상 계엄 요건인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했는지,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를 방해하려 했는지, 정치인과 법조인을 체포하라는 지시가 있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쟁점별로 위헌 혹은 위법 판단이 내려진 뒤, 그 위반의 정도가 대통령직 유지 자체를 허용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면 탄핵 인용 결론이 나온다. 반대로 헌재가 소추 요건 미비를 판단할 경우 각하로 귀결된다.
윤석열 대통령 / 뉴스1
헌재는 이미 2월 25일 11차 변론을 끝으로 변론 절차를 마쳤으며, 이후 재판관들은 38일간 평의에 돌입했다. 지난 1일에는 최종 평결을 마무리하고, 4일 선고 일정을 공식화했다. 선고 전날까지도 재판관들은 문구 다듬기에 매달렸으며, 선고 당일 오전 마지막 평의를 통해 결정문을 확정할 예정이다.
선고 형식과 시간도 초미 관심... 통합 메시지 담길까
이번 선고는 재판관 전원 일치 여부에 따라 낭독 순서가 달라진다. 만장일치라면 문 권한대행이 판단 이유부터 설명한 뒤 주문을 낭독한다. 반대 의견이 있다면 주문이 먼저 발표되고, 이후 다수 의견과 반대 의견이 차례로 소개된다. 다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주문을 마지막에 공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선고 시간은 약 20~30분가량으로 예상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5분, 박근혜 전 대통령은 21분이 걸렸는데, 이번 사건은 두 전직 대통령 탄핵보다 쟁점이 많다는 평가다. 통합 메시지가 포함될지도 관심이다.
뉴스1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당시, 이정미 당시 소장 권한대행은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혼란이 종식되길 바란다"는 말을 선고 요지에 포함시켰다.
尹 대통령, 헌재 출석 안해... "관저에서 지켜볼 예정"
윤 대통령은 선고 당일 헌재에 출석하지 않고, 한남동 관저에서 생중계를 지켜볼 예정이다. 국회 측 소추위원인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대리인단,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모두 헌재에 출석한다.
뉴스1
헌재가 탄핵소추를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수일 내 관저를 떠나야 한다. 서초동 사저 등 개인 주거지로 거처를 옮겨야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기각이나 각하 결정이 나오면 곧바로 용산 대통령실로 복귀해 정상 업무를 이어간다.
헌재는 지난 한덕수 전 총리 탄핵심판 당시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에 대해 판단을 유보한 바 있어, 이번 선고는 12·3 사태에 대한 첫 사법 판단이라는 상징성도 갖는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물론 당시 군·정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후속 수사와 재판에도 큰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