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계열 비만약 위고비, 탈모 부작용 우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기존 식욕 억제제보다 탈모 부작용 위험이 52%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마야르 에트미난 교수 연구진은 2006~2020년 미국에서 세마글루타이드와 식욕 억제제인 부프로피온-날트렉손 성분의 콘트라브를 처방받은 성인 비만 환자를 비교한 결과, 위고비 사용 시 탈모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의학논문 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지난달 공개됐다.
위고비 / 뉴스1
위고비는 원래 혈당 조절을 위한 인슐린 분비 촉진 효과로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돼 비만약으로 발전했다.
이 약물은 소화 속도를 늦춰 적은 식사로도 포만감을 오래 느끼도록 돕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위고비가 강력한 식욕 억제 효과로 인해 영양 결핍을 유발해 탈모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GLP-1 계열 약물이 모발 주기에 혼란을 가져와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급격한 체중 감소가 생리적 스트레스를 유발해 자연적인 모발 주기의 혼란을 줄 수 있으며, 이는 휴지기 탈모와 안드로겐성 탈모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휴지기 탈모는 급격한 체중 감소와 같은 스트레스 요인이 모발 성장 주기를 방해해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탈모가 우려되는 비만 환자는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GLP-1 계열 비만약 사용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뉴욕대 랭곤병원의 프리야 자이싱가 박사는 "GLP-1 계열 비만약은 체중 감량 효과가 커 탈모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의사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체중 감량 비율을 위해 비만약 처방을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드히 연구원도 "의사와 환자 모두 약물의 효과는 물론 부작용을 이해하면 처방약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탈모와 세마글루타이드의 상관관계를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특정 기간 동안의 처방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며, 세마글루타이드 투여 중단 후 탈모 증상이 개선되는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위고비 맞는 모습 / GoodRx
추가적으로, GLP-1 계열 약물은 당뇨 및 비만 외에도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지방간,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임상시험에서는 메스꺼움과 구토 같은 일반적인 위장 부작용과 근감소증, 자살 충동 등의 심각한 부작용도 발견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약물을 사용할 때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