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테마파크, 남자 화장실에 양방향 거울 설치해 논란
태국의 인기 테마파크 '드림 월드 방콕'이 남자 화장실에 양방향 거울을 설치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37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SNS 계정이 드림 월드 방콕의 남자 화장실에서 촬영된 영상을 공유해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방콕에서 차로 50분 거리에 있는 빠툼타니주 탄야부리군에 위치한 이 테마파크에는 양방향 거울이 설치된 남자 화장실이 있다.
일반적인 거울은 빛을 거의 100% 반사하지만, 흔히 '매직미러'라고도 불리는 양방향 거울은 빛의 일부는 반사하고 일부는 투과하도록 설계돼 한쪽에서는 평범한 유리로, 다른 한쪽에서는 거울로 보인다.
52hrtt.com
SNS에서 논란이 된 영상에는 남자 화장실 벽이 양방향 거울로 되어 있어, 지나가던 여성들이 평범한 거울로 착각하고 옷매무새를 다듬거나 화장을 고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때 화장실 내부에서는 남성들이 소변을 보며 바로 앞에서 여성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테마파크 측 "즐거운 경험 제공 위한 것" 해명에도 비난 쇄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 양방향 거울은 2019년 이곳에 처음 설치됐으며, 현재도 사용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테마파크 운영 책임자인 타왓 얌카셈(Thawat Yamkasem)은 이 디자인이 "모든 사람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화장실 창문은 특수 유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안에 있는 사람은 밖을 볼 수 있지만, 바깥은 지나가는 사람이 자신을 볼 수 있는 거울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X 'jjlinisgod'
그러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서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여성의 입장에서도, 남성의 입장에서도 모두 역겹고 불쾌하다"고 맹비난했다.
한 누리꾼은 "이 화장실을 설계한 사람은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소변을 보면서도 테마파크의 풍경을 즐기라는 의도였을 것"이라며 테마파크 측을 옹호하는 의견도 나왔다.
중국에서 논란이 됐던 여자 화자실의 양방향 거울 / 騰訊QQ
양방향 거울 화장실은 중국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2021년 중국 광저우의 한 술집에서는 여자 화장실에 양방향 거울을 설치해 VIP 룸에 있는 남성 고객이 여성 고객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한 사실이 발각돼 논란이 됐고, 결국 정부의 개입으로 해당 시설이 철거됐다.
이번 태국 테마파크의 양방향 거울 설치 사건은 공공장소에서의 프라이버시 침해와 성차별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관광 시설의 윤리적 운영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