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5일(목)

"갑자기 생리 시작해 당황" 일본 여성 의원, '화장실 생리대' 요구했다 살해 협박

일본 여성 의원, 생리대 비치 요청 후 8000여건 살해 협박 받아


일본 미에현의회 소속 여성 의원이 공공장소에 생리대 비치를 요청한 후 대량의 살해 협박을 받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일본 사회 내 여성 위생용품 접근성과 여성 정치인에 대한 폭력 문제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미에현의회 요시다 아야카 의원(27)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로 인해 8000여건의 살해 협박을 받았다.


인사이트일본 미에현의회 소속 요시다 아야카 의원 / 일본 마이니치 신문 


요시다 의원은 당시 "오늘 갑자기 생리가 시작돼 곤란했다"며 미에현 쓰시 시청 화장실에 생리대가 비치돼 있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그는 "집에 돌아갈 때까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화장지처럼 생리대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게 (행정 당국이) 준비해 주면 좋을 것"이라는 제안을 SNS에 게시했다.


이 글은 곧 여러 누리꾼 사이에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1분 간격으로 발송된 8000여건의 협박 메일


의회 사무국에 따르면 협박 메일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8000건 이상 접수됐으며, 메일은 1분 간격으로 지속해서 발송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더욱 충격적인 것은 모든 메일이 동일한 발신처에서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요시다 의원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그는 "심한 공포 때문에 의원 활동하는 데 있어 위축되는 느낌"이라며 "내 주장이 살해 예고까지 받을 정도였는지 의문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요시다 의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쓰시 경찰에 피해 신고를 했으며, 경찰 측은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내 여성 위생용품 접근성 문제


이번 사건은 일본 사회에서 여성 위생용품의 접근성 문제와 함께 여성 정치인들이 직면하는 위협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일본에서는 최근 몇 년간 '생리 빈곤'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었으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공공장소에 생리대를 비치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21년 일본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일본 여성의 약 30%가 경제적 이유로 생리용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으며, 여성 위생용품의 공공 접근성 향상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일본 여성 정치인들은 종종 성차별적 발언과 위협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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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여성 지방의원의 57.6%가 성차별적 발언이나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요시다 의원의 사례는 단순한 생리대 비치 요청이 어떻게 극단적인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일본 사회 내 성평등과 여성 정치인 보호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