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7일(월)

눈 앞에 닥쳐온 화마에 요양원서 대피한 90대 할머니... "살 날 얼마 안 남아도 죽으려니 무섭더라"

의성 산불 피해자들, 산불 트라우마 호소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대형산불'이 진화된 지 사흘이 지났음에도 피해주민은 여전히 당시의 충격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일 뉴스1은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거처를 잃고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주민들이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산불이 발생당시, 요양 시설에 거주하다 대피한 91세 여성 A씨는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이런 산불을 보고 죽으려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A씨는 "TV에 온 동네 집들이 다 불탔던데 다른 사람들은 괜찮냐"고 물었고, 26명의 사망자(당시)가 발생했다는 소식에는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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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군 인접 지역에서 농사를 짓던 63세 B씨는 "불이 꺼지고 집으로 가보니 집도 물건도 밭도 과수원도 다 탔다. 그 모습을 보고 대피소로 다시 돌아오면서 펑펑 울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면서 절망감을 드러냈다.


B씨는 "집에서 숟가락과 젓가락이라도 챙겨 오려 했는데 물도 나오지 않아 새카맣게 타버린 수저도 다 버리고 왔다. 통장, 도장, 금붙이도 모두 불에 타 사라졌다"며 허탈해 했다.


더욱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60대 산불 피해자 C씨는 "어제 산불로 우리 집이 불에 휩싸여 타버린 모습을 본 80대 아버지가 충격을 받아 쓰러지셨다가 결국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C씨는 "우선 이번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민들이 많을 것이다. 이들을 위해 정말 진심을 다해 회복을 위해 나라에서 힘써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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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상북도는 산불 발생 다음 날부터 도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모든 일정을 중지하고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의 심리적 응급처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현재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트라우마센터(국가, 영남권, 강원권),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적십자사), 전라남도정신건강복지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 재난심리지원단 등의 여러 기관들이 피해주민에게 심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유정근 경북도 복지건강국장은 "이번 산불로 인해 많은 주민이 심리적 충격을 겪고 있어, 각 기관과 협력하여 신속하고 체계적인 심리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피해 주민들의 회복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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