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 산불... 사육장에 갇힌 개 700마리 즉사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한 개 사육장을 휩쓸며 끔찍한 참사를 낳았다.
주인이 철창문을 잠근 채 홀로 대피하면서 갇혀있던 개 700마리가 그대로 타 죽는 비극이 벌어졌다.
뒤늦게 나타난 주인은 살아남은 7마리라도 팔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JTBC
화재 현장은 지난 29일 JTBC에 의해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농장 컨테이너는 불에 그을려 종잇장처럼 구겨져 있었다. 탄내와 악취가 진동하는 가운데, 철창 안에는 도망가지 못하고 타 죽은 개들이 겹겹이 누워 있었다.
살아남은 개들은 단 7마리에 불과했으며, 이들조차 얼굴에 불똥이 튄 흔적이 남아 있었다.
개 사육장 주인은 "산에서 굶어 죽느니 차라리 식용으로 가버리는 게 낫다"며 살아있는 개들을 팔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자원봉사자들은 불이 언제 다시 번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주인의 동의를 얻었고, 철창 밖으로 처음 빠져나온 개들은 뜨거운 숨을 내쉬었다.
의성 산불 나흘째인 25일 오전 경북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 민가 뒷산까지 산불이 확산한 가운데 가족이 대피해 빈집에서 개 한 마리가 집을 지키고 있다. / 뉴스1
수의사는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폐나 기관지가 화상을 입을 수 있다"며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에서는 구조 책임이 있는 지자체 동물보호 담당 공무원들도 산불 진화 작업에 동원되면서 사실상의 구조 공백이 발생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지금 직원들이 다 산불 진화하고 거기에 빠져 있다. 1순위가 인명이고 2순위가 문화재"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번 산불로 인해 죽은 소와 돼지만 2만 마리가 넘고, 반려동물 피해는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동물 보호와 관련된 정책 및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