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 산불, 성묘객 외 추가 실화자 확인... 과수원에서 쓰레기 소각한 남성
경북 의성에서 시작돼 5개 시군을 불바다로 만든 대형 산불의 실화자가 당초 알려진 성묘객 외에 추가로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추가 실화자는 안계면 양곡리의 한 과수원 밭에서 신원 미상의 한 남성이 농사용 쓰레기를 태우다 불을 냈다.
산림당국에 의하면 의성 산불은 지난 22일 오전 11시 24분께 안평면 괴산리에서 첫 발화가 시작됐고, 3시간여 뒤인 같은 날 오후 2시 36분께 안계면 양곡리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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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지역 간 직선거리는 13.7km로, 안계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남서풍을 타고 안동 지역으로 번졌고,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청송, 영양, 영덕 등 동해안으로 확산했다.
두 곳에서 시작된 산불, 강풍 타고 급속 확산
특히 안계면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북동지역으로 번지며 안동시 일직면과 남후면을 거쳐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화마로 몰아넣었다.
안계면 산불 발화지점은 서산영덕고속도로 옆 과수원으로 조사됐다.
현장에는 과수원 농로 옆에서 농자재 쓰레기와 농약 봉지 등을 태운 소각 흔적이 발견됐으며,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수시로 소각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29일 경북 의성군 괴산리 야산의 최초 발화지점에 산림 당국의 출입 통제 라인이 설치돼 있다. 경북경찰청은 의성 산불 최초 발화 지점에서 증거 물품인 라이터를 확보했다. 2025.3.29/뉴스1
안계면 산불은 당시 산으로 연기가 나는 것을 본 마을 주민들이 소방 당국에 신고해 첫 진화가 시작됐으나, 초속 6m/s의 강풍을 타고 주변으로 확산되면서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
이보다 3시간 전에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까지 급속히 확산하면서 의성 산불은 경북 북부와 동해안 지역으로 빠르게 번졌다.
의성군은 안계면에서 난 산불에 대해서도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건을 경찰에 넘길 예정이다.
한편 안평면에서 난 산불과 관련해서는 경북경찰청이 의성군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실화자로 지목된 A(5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22일 오전 11시 24분께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에 있는 조부모 묘소를 정리하던 중 일대에 불이 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