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7일(월)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 신규 결제 중단... 제2의 티메프 사태 오나

발란, 정산 지연에 이어 신규 결제 중단... 유동성 위기 심화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정산 지연 논란에 이어 신규 결제까지 중단되면서 유동성 위기설이 심화되고 있다.


한때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후보로 거론되던 발란의 경영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모습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발란 홈페이지와 앱에서 신규 결제가 불가능한 상태다.


소비자들은 물품 선택까지는 가능하지만 구매 과정에서 필요한 '결제 수단' 선택이 막혀 실질적으로 상품 구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발란 측은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 중이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라고 안내했으나, 구체적인 서비스 재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인사이트발란 홈페이지


입점사들의 불안감 고조, 티몬·위메프 사태 재현 우려


정산 지연에 이어 신규 결제까지 중단되면서 약 1300여 개에 달하는 발란 입점사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월평균 거래액이 300억원 안팎인 발란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티몬·위메프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달 24일 발란은 일부 입점사에 대한 대금 정산을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당시 발란은 정산금 과다 지급 등의 오류가 발생했다는 이유를 들며, 28일까지 입점사별 확정된 정산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발란은 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대신 최형록 대표는 28일 입점사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정산 지연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창업자이자 대표이사로서 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책임지고 해결하고자 밤낮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정산 문제 해소와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저를 포함한 경영진과 주주들은 외부 자금 유입부터 구조 변화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복원 시나리오를 실현하고자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주 안에 실행안을 확정하고 다음 주에는 여러분(판매자)을 직접 찾아뵙고 그간의 경위와 향후 계획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해 드릴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최형록 발란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0.7/뉴스1


외부 자금 수혈이 생존 관건... 누적 영업손실 724억원


발란이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 대표가 언급한 대로 외부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며, 유동성 확보의 성공 여부가 이번 위기를 넘길 핵심 요소라고 분석한다.


발란은 지난달 말 K뷰티 유통 플랫폼 실리콘투로부터 1차로 75억원을 긴급 수혈받았다.


오는 11월 이후 75억원을 추가로 수혈받기로 했으나, 이는 2개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 달성 등의 조건이 붙어 있어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특히 현재 미정산 이슈가 발생한 상황에서 11월까지 기다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다.


사진 제공=발란사진 제공=발란


2015년 설립된 발란은 오프라인 매장 대비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빠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2022~2023년에는 3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내수 침체가 겹치면서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2020∼2023년 간 누적 영업손실액은 724억원에 달하며, 2023년 말 기준 결손금도 785억원까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