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7일(월)

청송 산불로 희생된 80대 어르신 주검, 냉장고 뒤에서 발견... 처절했던 어머니의 마지막

청송 산불 80대 희생자, 냉장고와 벽 사이에서 발견돼


경북 청송군에서 발생한 산불로 사망한 80대 노인이 냉장고와 벽 사이 좁은 틈에서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8일 한겨레에 따르면 전날(27일) 오후, 경북 청송군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된 희생자 A(82)씨의 시신은 집 안 냉장고와 벽 사이 좁은 틈새에서 발견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아들 B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벽이랑 냉장고 틈새가 정말 좁은데 그 틈새에서 발견됐다. 많이 뜨거우니까 살기 위해서 거기로 가신 것 같다.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차가운 냉장고의 냉기가 남아있을까 싶어 이에 기대 버텨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생전 A씨는 마을의 터줏대감이었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은 A씨를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가슴 아파했다.


인사이트27일 경북 청송군 경북 청송군 파천면 덕천마을에 산불이 번져 주택과 차량이 불에 타 있다. / 뉴스1


늦은 재난 문자와 강한 바람이 부른 비극


아들 B씨는 대피 문자가 1시간만 빨리 왔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화재 당일(25일) 동생이 집을 떠난 시간이 오후 4시 15분정도 된다. 긴급 재난 문자가 그때에만 왔어도 동생이 어머니를 대피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바람이 너무 강해 긴급 재난 문자가 오기 전에 불길이 마을을 휩쓴 것 같다"며 허탈한 심정을 드러냈다.


인사이트26일 오후 어둠이 내린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상의리 주왕산국립공원에 산불이 번지고 있다. / 뉴스1


A씨의 시신은 화마가 기곡리를 덮치고 이틀 후에야 발견됐다. 청송군이 중장비를 동원해 한차례 집을 수색했으나 당시 지붕이 내려앉아있어 A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B씨는 "집에 설치된 CCTV를 돌려봤을 때 모친이 집 밖으로 나가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아서 '집 안에 있었을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다"면서도 "하지만 발견이 안 되니까 '혹시 다른 곳으로 대피하지 않았을까'라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산불로 인해 청송군에서는 총 4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