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7일(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조기 대선' 앞두고 홍준표 대구시장 의식하며 한 말

오세훈 "선거 시작되면 무서운 후보 될 수 있다"... 대선 행보 시사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역량과 미래 행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27일 서울대 초청 강연에서 "정책 비전에 관해서는 자신이 있다"며 "보통 저는 조용히 일만 하지만 일단 선거가 시작되면 저 같은 사람은 무서운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치의 미래를 묻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오 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두고 "지나치게 상식적인 판단과 괴리된 판결을 보면서 참으로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무궁화포럼 제6회 토론회에서 '한국의 안보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이어 "대법원 판결이 이제 3개월 이내에 내려져야 한다"며 "상식적이고 정당한 판결이었는지, 무리한 요소가 없었는지에 대해 국민 모두의 판단이 있는 만큼 그런 것은 혹시라도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되면 유권자들의 표에 의해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를 두고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인용될 확률은 조금씩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 철학과 선거 전략 강조


'조기 대선'과 관련해 오 시장은 "10년의 정치 공백을 뒤로 하고 서울시장에 다시 나왔을 때 시민들의 저에 대한 반응을 보고, 국민은 굉장히 무서운 판단력을 갖고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며 "우리 국민들을 믿기에 '범생이'처럼 정치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자신의 정치 스타일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재미있게 사안마다 코멘트하고 그게 정치적 영향력이 되지만 저는 보통 땐 존재감이 없어 답답하게 느껴지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상대방을 속 시원하게 두드려 패주는 정치인과 하루하루를 즐겁고 실속있게 할 정치인을 구분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뉴스1뉴스1


특히 오 시장은 "만약 (조기) 대선이 치러져 당내 경쟁이 시작되면 그때부턴 이겨줄 후보를 찾게 될 것"이라며 "속 시원한 정치인과 일 잘할 정치인은 다르기 때문에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선동으로 승부하려는 분들은 금기시돼야 한다"며 "여러분은 우파나 좌파를 지지해도 좋지만 피상적인 관찰만으로 판단하지는 말아 달라"고 조언했다.


현안에 대한 입장과 민생 행보


오 시장은 현안과 관련해 강동구 명일동 싱크홀 사고와 관련해서는 "(지하철 9호선) 공사 현장과 매우 관련이 깊다고 현재까지는 분석한다"며 "팀 단위 조직을 과로 승격해 인력과 기계를 보강하고 미연에 방지할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서는 "연금 개혁은 한 번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일단 통과된 건 취하고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세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사이트뉴스1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옮겨도 되고 안 옮겨도 된다"며 "포퓰리즘으로 접근하기보다 무엇이 가장 효율적이고 재정을 아낄 방법인지 생각하고, 국민 다수가 동의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안동 지역을 방문해 구호품 지원 등을 논의하는 등 민생행보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오 시장의 이번 발언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될 수 있다. 그동안 '일하는 시장'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온 오 시장이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