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중 불 목격한 소방관, 화재 진압으로 산불 막아
전남 구례에서 가족과 함께 여행 중이던 부산소방재난본부의 정일기 소방위가 화재를 목격하고 직접 진압에 나서 산불로 번질 위험을 막았다.
27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30분께 전남 구례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다. 당시 정 소방위는 가족과 함께 이곳을 여행 중이었다.
주택 화재 진화하는 정일기 소방위 /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정 소방위가 발견했을 때 불은 이미 최성기에 도달해 인근 지리산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았다. 그는 즉시 119에 신고했으나, 현장에 도착한 산악 119지역대는 단 한 명의 소방관만 근무하고 있었다.
이에 정 소방위는 해당 소방관과 협력해 화재를 진화하며 대형 산불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이번 화재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정 소방위는 "산악 119지역대의 소방관이 혼자 출동해 거센 불길을 진압하는 것은 역부족으로 보였다"며 "소방관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소속 정일기 소방위 /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권낙훈 119종합상황실장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 속에서도 망설임 없이 화재를 진압한 정 소방위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동시다발적인 산불 사태가 발생하면서 인명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시작된 산불로 인해 현재까지 총 59명의 인명피해가 보고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경북 의성군에서 사망자 1명과 부상자 2명이 추가되었다. 이로 인해 의성에서는 총 사망자 23명, 부상자 21명이 발생했다.
경북 창송 주왕산 화재 / 뉴스1
경남 산청에서는 사망자 4명, 부상자 9명이 발생했고, 울주 온양에서는 부상자 2명이 보고되었다.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피해가 계속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경북 안동시와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다.
앞서 정부는 경남 산청군을 비롯해 울산 울주군, 경북 의성군, 경남 하동군 등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