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 산불 속 생존 사투, 주민 "얼굴 물에 적시며 1시간 기어 대피"
경북 영덕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속에서 한 주민이 얼굴을 물에 적시면서 1시간을 기어 대피한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7일 KBS에는 여성 A씨가 산불이 번지던 중 통신 마비로 연락이 닿지 않았던 어머니의 이야기를 전했다.
KBS
피해자의 딸인 제보자 A씨는 "영덕군 화천리에 대피하라는 안내가 없었다"며 "집에 홀로 있던 어머니는 '아직 멀었구나'라는 생각이었는데, 천천히 귀중품을 챙기던 중 산불이 몰려왔다"고 밝혔다.
A씨가 제보한 CCTV 영상에는 약 10분 만에 온 집이 불길로 뒤덮이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겨 있었다.
A씨는 "갑작스러운 산불에 어머니는 도랑으로 대피했다"며 "연기가 매우면 얼굴을 물에 적시면서 1시간을 기어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당시 영덕의 통신이 마비되어 가족들은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KBS
A씨는 "연락이 안 되는 3시간 동안 엄청 걱정했다"며 울먹였다.
그는 "영덕은 고령의 인구가 많아 제보가 적어 영덕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영상을 보냈다"며 "21시경 대피하라는 안전 문자가 도착했는데 그때는 이미 집이 화마로 다 뒤덮였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전국 산불 피해 확산, 의성 사망자 23명으로 증가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 기준 경북 의성군에서 사망 1명·부상 2명이 추가되면서 산불이 발생한 이달 22일부터 이날까지 의성에서만 사망 23명·부상 21명 등 4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남 산청에서는 사망 4명·부상 9명 등 13명이, 울주 온양에서는 부상 2명이 발생했다.
화마가 휩쓸고 간 경북 영덕의 한 마을 / 뉴스1
27일 오전 5시 기준 중·대형 산불은 산청·하동, 의성, 안동, 영양, 청송, 울주 온양, 김해, 옥천, 울주 언양 등 10곳에서 발생 중이다.
산불영향구역은 3만6009.61㏊로, 이 중 완진된 곳은 199.61㏊에 불과한 실정이다.
옥천·언양(2단계)을 제외하고 이들 지역에 최고 수준인 산불 대응 3단계가 내려진 상태다. 진화율은 산청·하동 77%, 의성 54%, 안동 52%, 영덕 10%, 영양 18%, 청송 77%, 온양 76%를 기록 중이다.
김해와 옥천, 언양 산불은 진화를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