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5일(목)

신생아들 엄마 '성' 따르게 하자 주장한 伊 좌파 의원... 우파 "지구상 아빠들 없애잔 것" 조롱

이탈리아 정치인, 어머니 성 부여 법안 제안


이탈리아에서 중도 좌파 정치인이 신생아에게 어머니의 성을 자동으로 부여하자는 법안을 제안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전 문화유산활동부 장관이자 민주당 소속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상원의원은 최근 엑스(X)에 올린 게시물에서 아버지의 성을 부여하는 전통을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이탈리아 민주당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상원의원 / X 'dariofrance'


그는 이 관습이 성 불평등의 "문화적 원천"이라고 비판하며, 자신의 제안이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불의를 바로잡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란체스키니 의원은 자녀에게 부모의 성을 둘 다 주는 옵션도 배제하지 않았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는 아버지의 성을 부여받는 경우가 많지만, 부모의 성을 모두 부여받는 경우도 비교적 흔하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러한 논의가 처음 있는 것은 아니다. 2022년 이탈리아 헌법재판소는 아기에게 아버지의 성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대신 부모가 합의한 순서대로 성을 부여하거나 두 성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멜로니 정부는 2022년 10월 집권 이후 이 판결을 시행할 법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인사이트X 'dariofrance'


조르지아 멜로니 총리는 전통적인 가톨릭 가정과 가치관을 옹호하며, 대리모를 범죄화하고 비생물학적 부모가 출생 증명서에 등재되는 것을 금지하는 등 LGBTQ+ 양육권 약화 정책으로 비난받았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부총리이자 극우 정당 레가당 지도자인 마테오 살비니는 "지구상에서 아빠들을 지우자는 것인가? 그렇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조롱했다.


또한, 이탈리아형제당 소속 페데리코 몰리코네는 "이 제안은 가부장제에서 모계제로 전환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프란체스키니 의원의 제안은 여전히 논란 속에 있으며, 이탈리아 사회에서 가족 구조와 관련된 깊은 문화적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제안은 젠더 평등과 가족 구성 방식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