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31일(월)

뜬장 속, 뜨겁게 달궈진 쇠줄에 묶여 새끼들 지켜낸 백구

"새끼들 지키려 필사적으로 몸부림 쳤다"... 의성의 한 뜬장서 구조된 백구


지난 주말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대형산불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뜬장 속 쇠줄에 묶여 새끼들을 지켜낸 백구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지난 26일 동물구조단체 '유엄빠'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의성의 한 뜬장 안에서 화상을 입은 백구가 어린 새끼들과 함께 구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엄빠는 "불길에 휩쓸린 잿더미 속에서 혹시나 살아남은 생명이 있을까 하는 절박한 마음으로 구석구석을 뒤지던 중, 깊은 산기슭에 숨어있는 뜬장들을 발견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인사이트Instagram 'youumbba'


이어 "불길이 할퀴고 지나간 흔적이 생생한 뜬장 안에는 굵은 쇠줄에 묶여 도망칠 기회조차 빼앗긴 어미 개와 새끼들이 있었다"며 "어미는 불길 앞에서 새끼를 지키려 피부가 찢기고 벗겨질 때까지 필사적으로 몸부림친 흔적이 역력했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뜬장에 갇힌 백구의 목은 걸려있던 쇠줄이 뜨거운 열에 전도되면서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백구는 하얀 털이 불에 그을리고, 뜨거운 쇠줄에 붉은 살갗이 드러날 정도로 고통을 입은 상황에서도 어린 새끼들을 지키려 안간힘을 썼다.


인사이트Instagram 'youumbba'


유엄빠는 "불에 달궈진 뜬장에 발바닥도 탔고, 모유를 먹이느라 불은 가슴도 화상을 입었다"며 "검진 결과, 간 수치가 매우 높게 나와 이를 안정화한 뒤 추가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어린 나이에 엄마가 돼,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강인하게 새끼들을 지켜낸 백구에게 '금같이 귀하게 살라'는 소망을 담아 '금순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경북 북부 지역으로 잇달아 번져나가고 있다.


경북 북부권 지자체에 따르면 27일 오전 5시 기준 각 지역의 진화율은 청송 77%, 의성 54%, 안동 52%, 영양 18%, 영덕 10%다.


지난 25일 하늘을 뒤덮은 경북 의성 산불 연기 / 뉴스1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