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사건반장'
가출한 여중생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며 접근해 집단 성폭행한 성인 남성들이 큰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21일 JTBC '사건반장'은 피해 여학생의 아버지 A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A 씨의 말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만 13세의 중학교 1학년이었던 그의 딸은 친구들과 가출한 후 머물 곳이 없어지자 SNS를 통해 가출 청소년들을 도와준다는 이른바 '헬퍼'들을 접촉하게 되었다.
A 씨는 당시 딸이 "친구 집에서 자고 올게"라고 이야기한 후 이틀 동안 귀가하지 않아 경찰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 씨는 "내가 해외 근무를 간 적도 있고 여러 가지 개인 사정으로 아이와 오래 떨어져 있을 때도 있어서 사춘기가 온 딸아이가 아빠랑 있는 걸 불편해했던 것 같다"며 심정을 밝혔다.
그는 "딸이 그전에도 두 번 정도 집에 돌아오지 않은 적이 있긴 했는데 이틀 연속으로 안 돌아온 적은 없어 바로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숙소가 필요했던 여중생 4명을 유인해 데려간 헬퍼들은 모두 성인 남성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강제로 술을 먹이고 양손을 묶어 성폭행을 저지르면서 이를 녹화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제 딸은 9~10명에게 당했고, 친구 중에서는 15~16명에게 당한 아이도 있다"고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헬퍼들은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의 취약한 상황을 악용해 "쫓겨나기 싫으면 옷 벗어라"라고 위협하고, 거부할 경우 뺨을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종 신고된 피해 여중생들은 두 달이 지난 후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으나 심각한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A 씨는 피해 여학생들이 모두 산부인과 검진 결과 성관계로 인한 성병 진단을 받았다고 밝히며 "딸은 지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아이는 환청과 불면에 시달려 약을 먹고 있고, 나와 함께 자살예방센터에서도 상담받고 있다"고 고통스러운 심정을 전했다.
현재 가해자들은 모두 신원이 파악된 상태로, 경찰이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되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