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8일(일)

36명 죽인 방화범 '사형' 확정... 사망 확률 97.45%인데도 쪽잠자며 치료한 의사 덕분

교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방화범, 항소 취하...사건 6년 만에 재판 종결


인사이트아오바 신지 / yomiuri


일본에서 '최악의 방화'로 꼽히는 사건의 용의자가 사망 확률 97.45%를 뚫고 살아나 '사형'을 확정 받았다. 여기에는 그를 끝까지 치료한 의사의 노력이 있었다.


지난 27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피고인 아오바 신지(46)가 오사카 고등재판소(고등법원)에 항소 취하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공식적인 재판은 종결됐으며 사형이 확정됐다. 다만 변호인이 항소 취하의 효력에 대해 무효를 주장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아오바는 지난 2019년 7월 18일, 일본 교토시 후시미구에 있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불을 질렀다. 이 사건으로 총 3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3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인사이트화재 발생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 東京新聞


인사이트아오바 신지 / ntv


전신 화상 입은 아오바 끝까지 살려낸 의사..."죽음으로 도망치게 내버려둬선 안돼"


아오바 역시 큰 부상을 입었다. 불이 옮겨붙으면서 가슴과 팔, 다리에 광범위하게 3도 화상을 입어 집중 치료를 받았다. 언어 능력을 회복하는 데에만 4개월이 걸렸으며, 신체 능력과 정신 검증 등에 1년 반이 더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오바가 법정에 설 수 있도록 치료한 의사는 오사카 긴키대학 병원의 화상 전문 의사 우에다 다카히로(53)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신 93%에 육박하는 화상, 예측 사망률 97.45%로, 도저히 살아날 수 없을 걸로 보였다"면서도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죽음으로 도망치게 내버려둬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우에다 다카히로 / 産経ニュース


우에다는 아오바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하루 꼬박 괴사한 조직을 제거하고 콜라겐과 '자가 배양 표피'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후 감염 차단을 위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했기에 우에다는 쪽잠을 자며 아오바를 살려냈다고 한다.


그간 피해 유족들은 사형 선고를 요구해 왔다. 아오바 신지가 죗값을 치르게 되면서 피해자 유족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인사이트가토 도모히로 / nikke


한편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된 것은 2022년 7월로, 살인범 가토 도모히(당시 39세)이다.


가토 도모히로는 고교 졸업 후 운송회사 직원과 파견근로자 등을 전전하며 생활하던 중 2008년 6월 8일, 휴일 낮 12시 30분께 도쿄 전철 아키하바라역 부근 대로로 트럭을 몰고 돌진해 행인을 치고, 이후 차에서 내려 주변 쇼핑객을 흉기로 살해했다.


당시 10~20대인 대학생 3명과 30~40대 회사원 3명, 전직 의사였던 70대 행인 등 총 7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가토는 범행 전 인터넷에 "만일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나는 나의 직업을 버리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열등감과 좌절감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뒤에는 "사람을 죽이려고 아키하바라에 갔다. 누구라도 좋았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