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5일(월)

트럼프, 악명 높은 관타나모에 불법체류자 수용 지시... "강력 단속 시작"

트럼프 관타나모에 불법 이민자 수용 시설 명령


인사이트레이큰 라이일 법(Laken Riley Act)에서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을 위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3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수용할 수 있는 구금 시설을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에 설립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불법 이민자 단속과 구금 강화를 목적으로 한 '레이큰 라일리 법'(Laken Riley Act) 서명식에 앞서 이루어졌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조지아주에서 불법 이민자에 의해 살해된 여대생 레이큰 라일리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으며, ICE(미국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이 범죄를 저지른 서류 미비 이민자를 구금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국 국민을 위협하는 최악의 범죄 불법 이민자들을 관타나모에 구금할 것"이라며, "그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조치는 우리의 수용 능력을 즉각 두 배로 늘려 불법 체류자 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원래 2001년 9·11 테러 이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테러 용의자를 구금하기 위해 설립한 시설이다. 하지만 설립 초기부터 가혹한 신문과 고문이 이루어진다는 폭로가 잇따르면서 인권 단체들과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테러와 무관한 일반 시민들이 잘못 수감된 사례가 빈번하게 보고되면서 미국 내외에서 폐쇄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인권 논란의 중심 관타나모... 강경한 이민 정책


인사이트관타나모 수용소 / GettyimagesKorea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목표로 했으나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도 수감자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으나 완전한 폐쇄에는 이르지 못했다. 


현재 관타나모에는 15명의 수감자가 남아 있으며, 이번에 새로 들어설 불법 이민자 수용 시설은 기존 수감자들과는 별도의 공간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이날 미 국방부는 콜로라도에 있는 버클리 우주 기지에서도 불법 이민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 국경에서의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취임 직후 멕시코와의 국경지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병력을 배치하는 등 강력한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민주당과 인권 단체들로부터 불법 이민자들의 인권 침해 가능성과 수용소 운영의 부적절성을 이유로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인권 단체들은 과거 관타나모 수용소에서의 인권 유린 사례를 언급하며, 새로운 수용 시설이 같은 문제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