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간 발생한 '60대 이상 vs 20대' 교통사고 비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일주일 새 서울 도심에서만 60대 이상 '급발진 주장' 사고가 3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1일 일어난 시청역 역주행 참사, 3일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 택시 돌진, 7일 용산구 이촌동 택시 4중 추돌이 있다.
이 사고 운전자들 모두 60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최근 고령 운전자의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고령 운전자들의 면허 자격과 관련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지난 10여 년간 60대 이상과 20대의 승용차 대형 교통사고 건수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치명률은 오히려 20대 이하가 60대 이상의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보다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8일 경찰청과 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정보관리시스템의 2015~2022년 집계에 따르면 제1당사자(과실이 많은 사람, 가해 운전자)의 승용차와 화물차 사고를 따로 분류했을 때 고령 운전자뿐 아니라 초보 운전자의 교통사고도 심각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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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 승용차 교통사고에서 대형 사고의 제1당사자는 20대 미만 8건, 20대 36건, 30대 20건, 40대 19건, 50대 26건, 60대 이상 36건으로 나타났다. 20대와 60대 이상 운전자의 대형사고 건수가 동일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20대 이하로 따지면 60대 이상보다 더 많은 사고가 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교통사고 건수 대비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도 20대 미만 1.79%, 20대 1.35%, 30대 1.2%, 40대 1.13%, 50대 1.14%, 60대 이상 1.3%로 나타났다. 과실이 높은 운전자가 20대 이하인 경우 치명률이 높은 관련성을 보였다.
화물차 중대사고(운수종사자에 의한 1건의 교통사고로, 화물운송업은 1명 이상의 사망자 또는 중상자가 발생한 사고) 건수를 보면 20대 미만 11건, 20대 634건, 30대 2107건, 40대 4259건, 50대 5727건, 60대 이상 4218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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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시험 기준을 강화했으나 여전히 '물면허' 수준
반면 치명률을 보면 20대 미만 3.68%, 20대 2.19%, 30대 2.75%, 40대 2.97%, 50대 3.02%, 60대 이상 3.5%로 건수는 60대 이상이 더 많았지만 치명률은 20대 이하가 높게 나타났다.
대부분의 그래프는 U자를 그렸다. 고령 운전자뿐만 아니라 초보 운전자의 사고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결국 국제적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의 운전면허 시험이 매우 쉬워 '물면허'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지난 2016년 이후 운전면허 시험 기준을 대폭 강화했으나 여전히 쉬운 편이다. 운전면허 취득 난도도 낮을뿐더러 취득에 필요한 시간도 터무니없이 적다는 설명이다.
호주는 운전면허 취득에 약 2년, 독일은 3년까지 걸리며 일본이나 중국도 60시간 남짓의 의무 교육받아야 하지만 한국의 운전면허 의무 교육 시간은 13시간에 불과하다. 이에 교통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면허의 기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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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체적인 교통사고 건수를 따졌을 때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교통사고 발생 수, 사망자 수,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연령대별 제1당사자 교통사고 발생 건수를 살펴보면 20대 미만은 4만 7530건, 20대는 22만 170건으로 나타났으며 60대 이상은 41만 4512건 등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 건수 대비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은 20대 미만이 1.4%, 20대 1.49%이며 60대 이상은 2.23%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