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1일(금)

인공심장 달다 진짜 심장 이식받은 딸...부모는 '장기기증 서약서' 작성했다

인사이트심장 이식 수술을 받은 김주아 양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심장 이식을 받은 환아의 부모가 장기기증 후원에 동참 의사를 밝히며 따뜻함을 이어갔다.


지난 7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는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인공심장을 달며 누군가의 이식만을 기다렸던 김주아 양의 아버지 김재겸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생후 7개월 만에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받은 김주아 양은 에크모 시술을 받았지만, 상태에 호전이 없어 수술을 받고 인공심장을 달아 위태로운 삶을 이어오고 있었다.


인사이트김주아 양의 가족사진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주아 양의 아버지 김재겸씨는 "병원에서 주아의 첫돌을 보내고 두 돌을 맞이하게 됐을 때 아내와 저는 마음이 무너졌다"며 "병원 창밖의 세상이 전부인 주아에게 진짜 세상을 보여줄 수 있을지, 부모로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죄책감에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던 어느 날 김씨 부부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인공심장을 달아왔던 딸 아이에게 심장이식 수술이 결정됐다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됐다. 김씨는 "주위에서 축하한다는 인사가 이어졌지만 잠시 후면 누군가는 주아에게 귀한 생명을 나누고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니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누군가가 기증한 소중한 심장 덕분에 지난 2월 병원에서 퇴원하게 된 주아 양은 560일 만에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김씨는 "그동안 인공심장 때문에 샤워 한 번 못 해본 아이가 안쓰러웠는데 집에 오자마자 목욕을 시켜주고 네 식구가 한 방에 모여 잠을 청했다"며 "천사의 심장은 주아와 잘 맞아 숨도 잘 쉬고 밥도 잘 먹는다"고 전했다.


누군가의 기증 덕분에 사랑하는 딸과 함께하는 소중한 일상을 되찾았다는 김씨는 "유가족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아내와 함께 장기기증 희망 등록에 신청했다"며 "앞으로 주아와 천사의 심장이 함께 살고 있음을 잊지 않고 두 생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지켜내겠다"며 쉽지 않은 선택을 한 기증자와 유가족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