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1일(금)

'시청역 참사' 경찰 부실 수사 정황 포착...시민들 분노할 수준이다

경찰, "피의자가 숨도 못 쉬어 측정기를 불 수 없는 상태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시청역 참사'의 가해 운전자를 조사하는 경찰이 부실한 수사를 벌였다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다. 거짓말 논란도 일고 있다. 


5일 조선일보는 '시청역 참사'의 가해 운전자 차모(68)씨의 음주 측정이 사고가 발생한 97분이 지난 뒤에야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 직후 "차씨에 대한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음성이 나왔다"고 밝힌 경찰의 말은 거짓으로 파악됐다.


시청역 사고 현장 / 뉴스1시청역 사고 현장 / 뉴스1


차씨에 대한 진짜 음주 측정이 이뤄진 시각은 오후 11시 3분으로, 사고발생 후 97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죽는 듯한' 고통을 호소해 위독하다고 판단했다"며 "갈비뼈 골절로 숨도 못 쉬는 상황이라서 도저히 음주 측정기를 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차씨는 사고 발생 19분 뒤인 오후 9시 45분께 자신이 근무하는 버스 회사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형, 이거 급발진이야"등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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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씨가 '숨도 못 쉬며 음주 측정기를 불 수 없는 상태'였다고 밝힌 경찰 관계자의 말과는 모순되는 행동이나, 경찰 관계자는 "출동한 경찰관이 피의자가 그사이 통화를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가 의사는 아니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음주 측정은 사고 직후 진행돼야 신뢰성을 갖는다. 가수 김호중을 포함해 수많은 음주 운전 피의자들이 사고 직후 도주하며 음주 측정 거부 사례가 잇따르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낮아지는 혈중알코올농도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고 후 97분이나 지난 시점에서야 차씨에게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경찰들의 부실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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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찰은 차량의 '급발진'을 주장하는 차씨와 관련해 브레이크의 작동 여부를 판단할 결정적 단서 '스키드 마크'와 관련해서도 "마지막 사고 지점, 마지막 정지 지점에서 스키드 마크를 확인했다"고 말했으나 뒤이어 "스키드 마크가 아닌 기름 자국이었다"고 번복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이 지난 4일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차씨를 상대로 2시간가량 진행한 피의자 조사에서 차씨는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며 차량의 '급발진'을 재차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경찰이 신청한 차씨의 체포 영장을 기각하며 "(피의자가)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거나 체포의 필요성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