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1일(금)

"하다하다 가운을 입혀주네"...살해 피의자가 입은 '신상' 수갑 가리개에 비판 쏟아져

인사이트부산 법원 앞 유튜버 살해한 50대 피의자 / 뉴스1


피의자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일명 '수갑 가리개'가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 가운데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지난 16일 부산 연제구 연제경찰서에서 지난 9일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 종합청사 앞에서 생중계 방송을 하고 있던 유튜버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유튜버 B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그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받고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됐다.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등장한 B씨는 그간 송치되던 피의자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인사이트부산 법원 앞 유튜버 살해한 50대 피의자 / 뉴스1


언뜻 보면 미용실 가운처럼 보이는 검은색 비닐 가운을 덮은 채 등장한 것. 이는 수갑을 찬 모습을 취재진 등에 노출하지 않기 위해 사용되는 일명 '수갑 가리개'였다.


일반적으로 경찰은 수건이나 특수 제작된 천 소재의 수갑 가리개를 이용해 팔 부분만 가려 왔지만 이날 B씨는 목부터 상반신 전체를 다 가린 채 등장했다.


이에 수갑을 찬 모습은 물론 포승도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보도를 통해 B씨의 모습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피의자 인권을 피해자보다 더 보호하는 것 같다", "이러니까 죄의식이 없는 거다", "다른 나라처럼 시원하게 공개해라", "우리나라만 이러는 거 좀 이상하지 않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뉴스1


반면 일각에서는 "명확한 죄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보호하는 게 맞다", "이들도 인권이 있으니 싫더라도 보호해야 한다"고 반응하는 이들도 있었다.


17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B씨가 착용한 검은색 가운은 부산 연제경찰서가 직접 업체에 의뢰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피의자 인권 침해 방지를 위해 피의자 호송 시 수갑 등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권고한 사항을 따르기 위함이었다.


인권위는 과거부터 피의자 인권 보호를 위해 수갑, 포승 등을 노출하면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피의자가 일반 대중에게 모욕이나 호기심, 공표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뉴스1


이에 경찰은 일부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해 2월부터 외관상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노끈이 아닌 벨트형 포승을 확대하는 중이다.


또 피의자 호송 시 수갑 가리개 등을 이용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인권위 권고 후 경찰서에서는 따로 수갑 가리개를 제작하거나 별도로 구입해 구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권위 권고는 구속력이 없지만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위원회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권고와 의견 표명, 권고를 받은 관계기관이 통지한 내용, 이행 실태의 확인·점검 결과를 공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