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book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야간 훈련 중 쓰러져 '생존 가능성이 1%도 안 된다'는 진단을 받았던 특전사 군인이 아버지와 군 동료들의 응원에 힘입어 기적같이 회복해 부대로 복귀했다.
지난 15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에는 "1%의 기적"이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예비역 원사이자 두 아들의 아버지라는 작성자 A씨는 "둘째가 아버지처럼 군인이 되겠다며 특전사에 입대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1공수여단 5대대에서 중사로 군 생활을 해오던 둘째 아들이 지난해 8월 말 야간 훈련 중 쓰러졌다는 대대장의 전화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놀란 마음에 다급히 국군수도병원으로 달려간 A씨는 담당 군의관으로부터 "응급조치는 했으나 가망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후에도 의료진으로부터 '아이가 자가호흡과 의식이 없고 뇌도 망가지고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모든 장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하루를 못 넘길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착잡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A씨는 의료진으로부터 '생존확률이 1%도 안 된다', '살아도 뇌사나 식물인간', '연명치료 중단을 고려하시라' 등의 비관적인 이야기를 들었지만, 의무 사령부 위탁 환자 관리팀 남소윤 소령이 꾸준히 의료진을 설득한 끝에 신장투석기를 24시간 가동하는 등 조치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면서 "아들이 사경을 헤매고 힘든 병원 생활을 할 때 전임 여단장, 현 여단장, 여단 주임원사, 5대대장과 주임원사, 5대대 대대원들이 한 마음으로 아들의 쾌유를 빌어주셨다"고 말했다.
A씨의 아들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을 때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면 도움이 된다는 간호사의 말을 들은 부대원들이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녹음 파일을 보내주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들의 정성 덕분에 저희 아이가 서울대 의료진들이 깜짝 놀랄 정도의 생환 확률 1%를 기적적으로 뚫고 살아났다"며 고 말했다.
사고 발생 후 기적처럼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 A씨의 아들은 7개월 만에 퇴원, 부대로의 복직을 마쳤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남들은 '아이가 1%도 안 된다는 기적을 일으켜 살아났는데 또 군대에 보내냐'고 묻지만, 부대에서 보여준 노력과 진정성에 안심이 된다"며 "저도 35년간의 군 생활을 마무리하고 전역했지만 쉽게 볼 수 없는 모습들이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A씨의 편지를 본 의무사령부 위탁 환자 관리팀 소속의 남소윤 소령은 "1%의 기적이 있기 위해선 99.9% 환자의 의지와 가족들의 믿음 그리고 부대의 관심이 있어야 한다"며 "제가 감히 0.1%의 확률에 판단을 맡긴 건 99.9%의 전제조건이 갖추어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기적적으로 깨어난 최중사님이 근육이 다 빠진 상태에서 힘겹게 해준 경례는, 제가 여태 군생활 중 받은 가장 명예로운 경례였다"며 "최 중사님의 부대로의 무사 귀환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앞으로는 최 중사님께서 나라를 지켜주실 차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