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2일(토)

'제2의 손흥민' 꿈꾸던 20대 축구 선수, 음주 차량에 치어 뇌사...'장기기증'으로 7명 살렸다

인사이트생전 진호승 씨 모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제2의 손흥민'을 꿈꾸던 20대 청년이 음주 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후 장기 기증을 통해 7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1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10년 넘게 축구 선수로 활동했던 진호승(당시 22살)씨가 지난 2022년 9월 24일 아주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


진 씨는 같은 해 9월 20일 친구를 만난 후 전동 킥보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음주 운전 차에 치여 쓰러졌다.


인사이트생전 진호승 씨 모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이후 병원으로 이송돼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 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당시 가족들은 젊고 건강한 아들을 이대로 떠나보낼 수 없다고 생각했고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가 아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심장으로 가슴도 뛰는 일상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졌다.


이에 기증을 결심했고 진 씨는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좌·우), 간장, 신장(좌·우), 췌장, 안구(좌·우)를 기증하여 7명의 생명을 살렸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평소 운동을 했던 건강한 몸이었기에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 떠날 수 있었다.


진 씨는 경기도 수원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나 늘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어려운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 정이 많은 친구였다.


어릴 적부터 10년 넘게 축구 선수로 활동하며 제2의 손흥민 선수가 되겠다는 다부진 꿈도 가지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팀에서 활동했으며 졸업 후 독일에서 1년 정도 유학 생활을 마쳤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갑작스러운 사고로 누구보다 건강하고 꿈이 많던 젊은 아들을 잃게 된 가족들은 아들의 흔적이 점점 사라지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한다.


누구라도 진 씨의 삶을 기억해 주길 바라며 2년이 지난 지금 언론에 알리는 용기를 냈다.


진 씨의 어머니는 "호승아, 꿈에 엄마한테 왔었잖아. 네가 잘 지내고 있다고 엄마 잘 지내라면서 꼭 안아줬잖아"라며 "엄마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 하늘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 엄마 아들로 와줘서 정말 고마웠어. 사랑해"라며 가슴 아픈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