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n
2살 때부터 줄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돼 세간에 충격을 줬던 인도네시아 소년의 놀라운 근황이 화제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일본 시사잡지 슈칸신초(週刊新潮)의 온라인판 데일리신초(デイリー新潮)는 과거 육아 흡연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알디 리잘(Aldi Rizal·Aldi Suganda)의 근황을 전했다.
인도네시아 남수마트라섬에 사는 알디는 2살이던 지난 2010년 장난감 자동차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며 누리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어린아이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담배 연기를 내뿜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또 다른 영상에서 젖병에 담긴 우유를 마시던 알디는 영락없는 아이였다.
(좌) The Sun, (우) Barcroft Media
특히 해당 영상에서 주변 어른들이 담배를 피우는 알디와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에 아동학대 비난이 쏟아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알디가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것은 1살 반 무렵이었으며,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하루에 몇 갑을 피우는 지경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아버지가 담배를 줬다' 등의 보도가 나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서 채소 등을 파는 엄마를 따라간 알디가 주변 어른에게 담배를 배웠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Barcroft Media
알디의 영상이 공개된 직후 사태를 심각하게 여긴 인도네시아 정부의 주도로 알디는 고향을 떠나 자카르타에서 금연 치료를 받게 됐다.
아이는 인도네시아 유명 심리학자에게서 놀이, 운동, 식사 등으로 흡연 욕구를 분산시키는 방법으로 매일 조금씩 담배를 줄여나갔다.
당시 알디는 흡연 충동으로 벽에 머리를 부딪치거나 어지럼증을 느끼는 등의 금단 증상을 겪었으며, 음식에 대한 집착이 심해져 비만이 심해졌다.
2013년 정상 수준보다 6kg이나 많은 24kg까지 몸무게가 불어났다고.
결국 알디는 금연에 성공한 후에도 과식을 억제하기 위해 두 번째 재활치료를 받아야 했다.
Barcroft Media
하지만 두 번의 혹독한 재활치료의 효과는 엄청났다. 올해로 16살이 된 알디는 이제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건강한 소년으로 다시 태어났다.
알디의 엄마는 "예전에는 담배를 주지 않는다고 울던 아들이 이제는 담배를 쳐다보지도 않고, 성격도 밝아졌다"라며 기뻐했다.
금연 후 "의사가 되어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고 싶다"라는 꿈을 밝혔던 알디는 최근 학교를 중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알디를 직접 취재한 독일 주간지에 따르면 알디는 학교를 중퇴하고 시장에서 엄마를 돕고 있다고 한다.
어려운 형편에 생활은 녹록지 않지만, 알디는 금연 치료를 함께 한 심리학자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금연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뷰에서 "담배보다 초콜릿을 더 좋아한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2017년 3월 3일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초등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매점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 / GettyimagesKorea
한편 어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에게 담배를 권유하는 것은 인도네시아의 담배 문화 탓이 컸다.
인도네시아 현지 코디네이터로 일하는 니시카와 노리코는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의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 중 유일하게 담배 규제에 관한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로, 사실상 규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알디가 자란 곳은 인도네시아에서도 빈민 지역이다. 이런 지역에서는 흡연에 대한 문제의식이 더욱 낮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흡연자 수는 세계 2위이며, 13~15세 흡연자가 26만 7,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내에서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는 학생도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