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2일(토)

미국에서 유행 중인 '수면 이혼'...한국은 진작 '각방' 쓰는 중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요즘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결혼 생활 방식이 있다. 이른바 '수면 이혼(sleep divorce)'이다.


지난 2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수면 이혼의 유행 현상을 조명한 가운데 한국인들은 이미 이에 익숙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면 이혼'이란, 결혼 생활을 하는 부부가 같은 집안에서 생활을 하면서도 밤에는 따로 잠을 자는 부부를 일컫는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각방'과 매우 유사한 개념이다.


우리는 "각방 쓴다"라는 말에 익숙하지만, 미국에서 이런 수면 이혼의 유행이 시작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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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미국 내 많은 부부가 수면 이혼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수면의학회(AASM)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부부 35%가 '가끔 또는 지속해서 각자의 공간에서 잠을 잔다'라고 답했다.


27~42세가 43%로 가장 많았고, 43~58세는 33%, 59~76세는 22%로 집계됐다. 나이가 어린 부부일수록 수면 이혼을 더 많이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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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수면 이혼으로 8년 만에 행복한 결혼 생활을 되찾았다는 42세 작가 엘리자베스 피어슨과 그의 남편 라이언 피어슨의 사례를 소개했다.


결혼 16년 차인 피어슨 부부는 8년 전부터 수면 이혼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엘리자베스는 "남편의 코 고는 소리는 마치 전기톱 소리 같았다. 자다가 얼굴을 맞을 정도로 잠버릇이 고약했다"며 "매일 아침 남편에게 화를 내며 일어나다 보니 부부관계에 금이 갈 뻔한 적도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둘 다 업무상 꽤 자주 출장을 가는데 (서로 떨어져서) 호텔에서 잘 때 숙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같은 침대에서 잘 때 우리는 잠을 제대로 못 잔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면서 수면 이혼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카메론 디아즈 부부 또한 지난해 부부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비법이 수면 이혼이라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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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면 전문가이자 '더 나은 수면을 원하는 커플을 위한 가이드'의 저자 웬디 트록셀 박사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수 세기 동안 부부가 따로 자는 문화가 있었으나, 1960년대 이후부터 '따로 자는 부부는 사랑이 없다'라고 낙인을 찍는 현상이 생겨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부가 따로 잠을 잔다고 부부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좋은 수면은 좋은 관계와 건강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커플은 수면 방식에 대해 개방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월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2030 기혼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결혼 후 각방' 관련 설문으로 '수면 환경 형태'에 대해 질문한 결과 '한 방에 침대 1개'(66.4%), '각방'(20.2%)', '한 방에 침대 2개'(12%) 순으로 조사됐다.


부부끼리 한 방에서 생활하는 이들 중 10명 중 3명(30.1%)은 각방 사용을 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