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2일(토)

80대 아버지 '사설 구급차'에 태워 연락 끊긴 누나한테 보내버린 아들...밤새 700km 헤맸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거동이 어려운 80대 할아버지가 하룻밤에 무려 700km를 헤매는 일이 벌어졌다.


아들의 학대를 토로한 할아버지를 구조하려 했지만, 할아버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오히려 아들을 감쌌다.


지난 8일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에 따르면 한 80대 노인은 경남 진주에서 사설 구급차를 탔다. 50대 아들 A씨가 아버지를 자신의 누나 집으로 모셔달라며 사설 구급차를 불렀기 때문이다.


A씨가 알려준 누나의 집 주소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오후 6시 경남 진주에서 출발한 구급차는 350km를 달려 자정 무렵 목적지에 도착했다.


하지만 해당 주소지는 노인과는 아무 연고가 없는 집이었다.


알고 보니 아들이 20년 가까이 연락이 끊긴 누나의 주소지로 무작정 아버지를 보내버린 것이었다.


A씨는 구급차 대원에게 "'주민등록상 그 주소가 맞으니 한 번 더 가서 두드려 보고 확인하라'라고 해서 확인해 보니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A씨와 30분 이상 전화로 실랑이를 한 구급대원은 노인을 태우고 다시 경남 진주로 향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밤중 13시간 동안 700km를 오가게 된 노인은 구급대원에게 평소 아들로부터 욕설과 폭력 등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노인은 "아버지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이 XX, 이 XX' 한다. 서럽다. 서러워"라고 했다.


또 자신에게 들어오는 기초연금을 모두 아들이 가져가 식사도, 목욕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도 했다.


노인은 "하루에 한 끼만 먹는데 목욕을 한 20일간 안 했다"라고 토로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취재진은 노인이 돌아간 아들의 집을 직접 찾아가 당시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아들 A씨는 생활고로 부양이 어려워 그랬다고 했다.


그는 "가정사가 있어서 (누나와) 옛날에 2007년인가 보고서 면식도 없다. 생활이 어렵다 보니까 누나들 잘 사니까 보냈다"라고 말했다.


학대에 대한 말을 꺼내자, A 씨는 그런 일은 없었다며 오히려 아버지에게 윽박을 질렀다.


다음 날, 노인을 구조하기 위해 취재진은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들과 다시 한번 A씨의 집에 방문했다. 아들은 "XX XX 기분 나쁘네"라며 분노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관계자들을 만난 노인은 학대당한 사실이 없다며 아들을 감쌌다.


노인은 "아들이 불효도 안 하고 효자다"라면서 딸을 보러 서울에 간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노인보호기관 측은 노인을 둔 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영진사이버대학 사회복지계열 최형임 교수는 "조사가 시작되면 자기는 '그런 적 없다'(라고 한다) 아이들이 다칠까 봐….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쉼터로 갈 수 없다. 법적인 근거가 없다"라고 전했다.


기관 측은 경찰에 순찰 강화를 요청하고 지자체와 함께 노인을 보호할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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