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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 황의조가 촬영한 불법 성관계 동영상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황씨의 형수 이 모 씨에 대해 지난주 법원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런 가운데 재판장에서 해당 영상이 대형 스크린에 재생된 것으로 알려진 후 피해자가 심경을 밝혔다.
지난 18일 KBS의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판결문 내용 중 '영상과 사진만으로 황의조를 제외한 피해자 신상을 특정하기 어려운 걸 고려했다'라는 대목에서 좌절했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판결문을 읽고 제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판결문에 진짜 피해자인 제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판결문으로 특정되지 않은 피해자의 불법 영상 유포는 사회적으로 용인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듯하다. 얼굴을 잘라서 올리는 불법 촬영물은 무죄이거나 감형 요소가 된다는 건가. 얼굴이 잘렸다고 영상 속 여자가 피해자가 아닌 게 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제 벗은 몸이 국내외 사이트에, 단톡방에 수억 개가 복제돼 돌아다닌다. 피해는 온전히 제 몫이다. 유포가 확산되면 될수록 저의 불안감과 공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A씨는 지인들이 영상 속 인물이 자신임을 쉽게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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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제가 특정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물론 처음 보는 사람은 특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해자와 피해자 변호인, 가족과 저의 지인 모두 저를 특정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해자 변호인과 황의조 부모, 친형, 형수 이씨의 형제와 부모 등 제 신상을 아는 사람은 족히 세어봐도 50여 명이 넘는다"며 "저의 주변 관계가 모두 무너졌다. 모든 인연을 끊고 숨어서 지내는 것 말고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동영상이 법정 내 대형 스크린에서 재생됐다며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했다.
A씨는 "비공개로 재판이 전환됐지만 개방적인 공간에서 왜 함께 시청되고 공유되어야 하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선고 하루 전날 어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솔직히 털어놨다면서 "그동안 타들어갔던 제 마음을 덜어내어야 정상적으로 살 수 있을 거 같았다. 어머니는 황의조와 형수에 대한 분노 등을 뒤로하고 저에 대한 걱정이 우선이었다. 이씨의 강력한 처벌만 빌며 밤새 어머니 품에서 눈물을 흘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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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박준석)는 황의조 형수 이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황의조 씨가 선처를 구하고 있고, 황씨를 제외한 나머지 (여성) 피해자들의 신상을 특정하기 어렵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1심 선고 형량이 가볍다고 판단해 항소하는 한편, 형수 재판과 별개로 황의조의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