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2일(토)

의사계의 '용접공 비하' 논란...일부 의사들은 "너네도 2천명 증원하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의사계와 용접업계가 때아닌 '용접 비하' 논란을 둘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시작은 의사계였다.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윤석열 정부와 극렬하게 대치 중인 의사계에서 "한 의사가 현재 용접을 배우고 있다"라고 말한 게 시작이었다.


지난 3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아과 선생님 중 한 분이 용접을 배우고 있다. 이런 나라에서 더 이상 살기 싫다고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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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블라인드를 비롯한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뉘앙스의 글이 게재됐다. "쿠팡 배달이나 하며 살겠다", "용접이나 배워야겠다" 등의 글·댓글이 올라온 것이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특정 직업군에 대한 비하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의사는 뭐 그리 대단하길래 다른 직업을 비하하냐는 비판이 일었다.


대한용접협회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민영철 대한용접협회 회장은 지난 16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의사계의 용접 비하 논란에 의견을 냈다.


민 회장은"(의사들이) 용접이란 것을 너무 우습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용접이 하고 싶다고 해서 바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과거에는 배울 게 없는 사람들이 용접을 배우는 등 3D 업종 취급이 강했지만 지금은 고부가가치 수익을 창출하는 직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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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의사들이 본업을 하지 않고 용접을 하겠다고 하는데, 몇 년 동안 의학만 배우던 사람들이 용접을 얼마나 알겠나"고 일침 했다.


그러자 임 회장이 발끈했다. 임 회장은 자신의 SNS에 해당 내용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의사가 의사 못하겠다고, 변호사 하겠다며 로스쿨을 준비한다고 하면 변호사 비하냐"고 반문했다.


임 회장의 동료들도 힘을 보탰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그야말로 용접을 배우겠다는 뜻이었다"라며 "전문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 기술을 우습게 생각하지 않는데, 또 갈리치기 하는 거 같다"라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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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한 의사는 "용접이 고부가가치 산업이냐. 그럼 용접공을 매년 2,000명씩 증원하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리지만, 용접업계 쪽에 더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한 시민은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하니 이에 반발해 '용접이나' 하겠다는 뉘앙스인데 어떻게 비하가 아니냐"라고 지적해 공감을 얻었다.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스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스1


반면 다른 의견을 낸 한 시민은 "용접을 직접 비하한 거도 아니고, 내 직업 그만두고 '이 직업' 하겠다는 건 자신의 의사 표시일 뿐인데 왜 '혐오 발언'으로 몰아가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